▲<뉴스타파> [12·12 특별기획] 일본 외무성의 '전두환 파일' 최초 공개 중에서. 2021.12.11
뉴스타파
어젯밤 이희성과 전두환 등이 밀실에서 광주사태 수습책 등을 둘러싼 협의 중,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다 전두환이 이희성을 향해 발포한 것 같다. 이희성이 총탄을 맞았는지 어떤지는 불명하지만, 적어도 그의 생명에 이상은 없는 모양이다.
1924년 생으로 전두환보다 일곱 살 많은 이희성 당시 사령관은 아직 생존해 있다. 좁은 밀실에서 전두환이 총을 쐈는데 이희성이 무사했다면 그날의 발포는 위협용이었을 것이다.
회고록 제1권에서 전두환은 "나는 계엄사령관의 정보참모"였다고 말한다. 그러니 자신은 5·18 학살과 발포의 책임자가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외무성 파일에 따르면, 그는 계엄사령관을 총으로 위협할 정도의 권세를 부리고 있었다. 이 파일은 '나는 힘이 없었어요'라는 전두환의 '겸양'을 반박할 자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5·18 북한군 개입설' 하면 극우인사 지만원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이 가짜뉴스의 원조가 전두환이라는 점은 2018년 5월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잔혹한 총성 제2부 - 학살을 조작하라' 편에도 언급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이 학자들과 함께 조사한 미국 국무부 및 CIA 비밀문서에 따르면, 1980년 6월 4일 전두환은 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광주항쟁에서 발견된 시신 중 22구와 관련해 "그 22구의 시신은 모두 북한에서 온 스파이일지 모른다"라고 발언했다.
비슷한 내용이 이번 <뉴스타파> 보도에도 언급됐다. 광주학살 기간인 5월 24일 서울 어느 호텔에서 전두환이 신문사 편집국장들에게 "북한군이 비정규군을 앞세워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외무성 파일에 담겨 있다고 한다.
별도의 군사조직
그에 더해, 이 파일에는 전두환이 정권의 완전 장악을 위해 별도 기구를 초보적 단계에서나마 구성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그해 5월 22일 자 외무성 문서에 따르면, 이날 합동통신 간부가 일본대사관 직원인 후루카와에게 '군부가 14명과 후보 2명으로 구성된 군사혁명위원회를 만들고 있으며 이 기구의 가칭은 비상대책회의다'라는 내용을 귀띔해주었다고 한다.
보고서에 적힌 군사혁명위원회 조직도는 의장이 전두환이고 부의장이 이희성이었음을 알려준다. 이 외에 노태우·정호용·김복동·유학성·황영시·차규헌·유병현 등의 이름도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