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허드슨연구소
10일로 예정된 미일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지난 3일, 캠벨은 이 회담이 "양국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허드슨연구소 대담에서도 이 회담을 "역사적 정상회담"으로 평했다.
캠벨은 이번 회담이 양국관계를 크게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판단한다. 그를 비롯한 대담 참여자들은 업그레이드의 결과로 미국과 일본이 군사·안보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호평했다. 미국의 세계전략에 대한 일본의 기여도가 이전보다 높아지고 일본이 떠안는 부담도 이전보다 무거워졌다는 의미에서 '일본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대담에서 캠벨은 미일관계를 "이 행성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로 표현했다. 일본이 군사적 부담을 떠안는 모습을 미국 행정부가 얼마나 반기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표현이다.
일본의 군사적 기여도가 미국과 대등해지는 것은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절정에 이르게 됨을 의미한다. 여느 국가와 달리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 나라의 과거 전력 때문이다. 일본의 질주가 위험한 방향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역사 문제를 통한 대일 견제는 긴요하다.
일본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
미국 상원에서 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작년 12월 7일, 캠벨은 "아시아의 안보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에서 일본과 한국이 근본적인 적대감을 뒤로 하고 에너지, 기술, 안보, 인적 관계, 교육 등 미래에 집중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식민지배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근본적인 적대감'으로 폄하하면서 여타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여느 미 행정부 당국자들과 마찬가지로 캠벨 역시 일본의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 군사대국화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견제할 의지가 별로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캠벨은 기시다 후미오가 아베 신조보다 낫다고 말했다. 캠벨은 아베 신조의 위상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사실 그는 그중 일부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군사·안보 측면에서 "혁명적" 성과를 이룬 것은 기시다라고 말했다. 기시다 내각이 과거 범죄에 대한 반성 없이 군사 분야에서 질주하는 것을 '아베보다 낫다', '혁명적이다, 역사적이다'라며 극찬하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가 아베보다 낫다고 한 직후에 나온 것이 기시다의 노벨평화상 감이라는 발언이다. 이른바 한일화해가 한미일 안보협력을 매개로 미국의 세계전략에 기여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시다에 관해 한참 이야기하다가 노벨평화상에 관한 대목에서 윤 대통령을 거명한 것은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4·10총선 참패가 한일·한미·한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양국은 윤 대통령이 현 기조를 유지하리라 보면서도 야권의 태도가 변수가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일례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등의 의견을 정리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지난 10일 자 기사인 '
한국의 2024 총선: 결과와 영향'은 총선 결과가 윤 대통령의 외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뒤, 승리를 거둔 야당의 반대가 예상되므로 "새 국회에서 이러한 전략적 분열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이 외교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상당한 도전에는 직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간과하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