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둔황시 백마사 구층석탑
김기동
중국 둔황시에는 '백마사'란 절이 있다. 백마사는 '하얀 털을 가진 말을 위해 지은 절'이란 의미다.
기독교에 주기도문이 있다면, 불교에는 반야심경이 있다. 불교도는 항상 반야심경을 낭송한다. 불교사상의 진수를 뽑아놓은 글이라고 한다.
반야심경은 서유기에 나오는 현장법사가 인도경전을 해석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반야심경에 나오는 중요한 단어는 쿠마라지바 스님이 인도 불경을 번역하면서 직접 만들었다. 쿠마라지바는 우리가 잘아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 '극락(極樂)'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다.
둔황시 백마사는 쿠마라지바가 서역 구자국에서 중국 장안으로 가면서 머문 곳이다. 쿠마라지바가 이곳 백마사 절에 머무는 동안 타고 다니던 털이 하얀 말이 죽어서, 말을 위해 탑과 절을 세우고 절 이름을 '백마사'로 지었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쿠마라지바가 이곳에 서너 달 머문 사실은 맞는데, 그 외는 틀린 같다.
첫째, 그 당시 쿠마라지바는 여행을 한 것이 아니라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신세인데 말을 위해 절과 탑을 세울 여유와 돈이 없었을 것이다.
둘째, 장안에서 둔황까지는 말을 타고 이동하고, 둔황에서 서역으로 갈 때는 낙타를 타야 한다. 그런데 그때 쿠마라지바는 서역에서 둔황에 도착했으니 말이 아니라 낙타를 탔을 것이다.
쿠마라지바는 <금강경>이라는 불교 경전을 한자로 번역했다. 그래서 현재 한국 불교 스님과 불교 신자들도 쿠마라지바가 한자로 번역한 <금강경> 경전을 읽는다. <금강경> 경전 첫머리에 '요진 삼장법사 쿠마라지바 역'이라는 글씨가 있다. '요진'은 '요장'이라는 사람이 세운 '후진'시대를 의미하고, '삼장법사'는 훌륭한 스님이라는 의미이고, '쿠마라지바'는 경전 번역자 이름이다.
사천왕상과 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