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쿄 사기꾼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일본에서 부동산 사기는 사회가 혼탁하고 관공서가 혼란에 빠졌던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발생했다. 시간이 흘러 버블 경제 시대에 토지 가격이 올라 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이후 부동산 거래 서류가 디지털화되면서 신원 도용이 힘들어져 잠잠해졌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후 토지 가격이 오르며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관리가 소홀한 토지와 소유주가 살지 않는 부동산 등 주의를 끌지 않는 땅을 표적으로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쿄 사기꾼들>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일본의 '지면사'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다뤘다. 지면사(라고 쓰고 '부동산 사기꾼'이라고 읽는다)라는 생경한 단어가 주는 참신함이 있다. 왠지 흥미진진할 것 같다. 거기에 2017년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63억 엔 규모의 부동산 사기 사건을 기반으로 했기에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다. 이리 보나 저리 보나 괜찮은 작품이겠다.
부동산 사기꾼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전세사기'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수백수천 채의 깡통주택을 보유한 집주인들에게 수많은 세입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대한민국 부동산의 문제가 폭로된 사건이다. 작품이 다루고 있는 지면사의 부동산 사기가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거대 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전세사기는 그야말로 전세보증금이 전재산인 이들을 대상으로 저질렀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하다. 어쨌든 부동산 사기는 수많은 이의 삶을 뒤흔든다.
치밀하든 대범하든 나름의 이유가 있든 악랄하든 '사기'는 사람의 본성, 심리가 주요 타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부동산 사기'는 부동산이 투자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이 시대 뭇사람들의 심리를 건드린다. 지면사, 즉 부동산 사기꾼은 기가 막힌, 그러니까 미래 가치가 충만한 부동산을 선정해 작업에 들어간다. 작품은 아무래도 사기 과정이 중심이라 이른바 정보원은 조연에 불과하지만 사실은 부동산 선정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나머지는 얼마나 '연기'를 잘하느냐다.
부동산 '사기 과정'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