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KBO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4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역투했다.

한화가 8-2로 크게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KBO리그 통산 100승(55패)째를 거뒀다.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2012년까지 98승(52패)을 거둔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올 시즌 한화로 돌아와 2승을 보태며 대기록을 세웠다. 

2년 8개월 만의 100구 넘는 역투... 간절했던 100승 

류현진의 출발은 불안했다. 2회초 1사에서 박성한을 2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2루수 이도윤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1루가 됐고, 흔들린 류현진은 후속 타자 고명준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지영을 3루 땅볼로 처리했지만, 계속된 2사 2, 3루 위기에서 박지환의 강습 땅볼 타구가 류현진의 왼발을 맞고 굴절돼 내야 안타가 되면서 SSG에 먼저 점수를 내줬다. 

한화 타선도 곧바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3회말 이도윤, 이진영, 요나탄 페라자가 SSG 선발 이기순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노시환이 좌월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4-1로 역전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통산 100승은 험난했다. 4회초 선두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기습 번트 안타, 박성한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이지영에게 중견수 희생타를 허용하며 또다시 실점했다. 

5회초에도 선두 타자 추신수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뒤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에레디아를 3루 땅볼 병살타로 처리하며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5회까지 88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6회초에도 자진해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총 103개의 공을 던졌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100구 이상을 던진 것은 팔꿈치 수술을 받기 전인 2021년 8월 22일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었다.

한화 타선은 7회말에도 대거 4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어내면서 류현진의 통산 100승을 지켜냈다.

통산 99승 이후 '3수' 끝에 대기록 달성 
   
메이저리그 활약을 마치고 올 시즌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지난 4월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KBO리그 통산 99번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고전했다. 같은 달 24일 kt 위즈전에서는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고, KBO는 곧바로 ABS 데이터를 공개해 류현진의 주장에 반박하기도 했다.

이날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노련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약했던 '천적' 최정도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잘 막았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시기에 활약했던 추신수와의 맞대결에서는 3타수 2안타 1탈삼진으로 부진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화 선수로는 1997년 송진우, 1999년 정민철, 2000년 이상군, 한용덕에 이어 5번째로 100승을 달성했다. 또한 197경기 만에 100승을 거두면서 김시진(186경기), 선동열(192경기)에 이어 3번째 역대 최소 경기 100승 기록도 세웠다. 

류현진은 경기 후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아 머리와 유니폼이 흠뻑 젖으면서도 기쁨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시즌 초반 잠깐이나마 단독 1위를 질주하기도 했던 한화는 최근 하락세로 8위까지 떨어졌고, 류현진의 후계자로 주목받던 문동주는 계속된 부진 탓에 2군으로 내려가며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통산 100승의 대기록을 세운 류현진이 과연 '에이스'답게 한화를 위기에서 구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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