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자유? 그들이 누리는 자연부터 생각해야"

11일, '생추어리, 모두의 공존을 위하여' 생명문화포럼 2024

검토 완료

임효준(sunecho)등록 2024.10.12 14:01

김산하 ‘리와일딩, 누구에게도 구속당하지 않을 동물의 자유’ 주제로 김산하 야생 영장류학자가 강연하고 있다. ⓒ 임효준


올해 여름 폭염과 추석까지 이어진 더위로, 이상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연과 인간의 생태계적 균형을 되살리기 위한 모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생명 있는 존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환경과생명문화재단 이다가 주최한 '생추어리', 모두의 공존을 위하여' 생명문화포럼이 11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아트스페이스 서촌에서 개최됐다.

포럼은 셋 파트로 나눠 진행됐는데 ▶ 파트 1 '리와일딩, 누구에게도 구속당하지 않을 동물의 자유' 김산하 야생 영장류학자 생명다양성재단 대표의 강연

▶ 파트 2 '생추어리 조례 제정을 위한 합의와 전망' 김소희 사회(환경과생명문화재단 이다 이사장), 오창룡 교수(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이지은 변호사(환경과생명문화재단 이다 감사), 김도희 변호사(동물해방물결해빙정치연구소장)의 토론

▶ 파트 3 '코끼리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이지원 작가, 김정호 수의사(청주동물원)의 북토크 등이 차례로 열렸다.

생명문화포럼 생명문화포럼 2024 안내문 ⓒ 임효준

이다생명문화포럼2024 환경과생명문화재단 이다가 주최한 ‘생추어리’, 모두의 공존을 위하여‘ 생명문화포럼이 11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아트스페이스 서촌에서 개최됐다. ⓒ 임효준


먼저 강연자로 나선 김산하 야생 영장류학자는 "다양한 (색깔의) 딱정벌레를 보고 경이로움을 느끼지 않나요?"라며 "<'침묵의 봄에서'부터 '소란한 여름으로'에게> 생명다양성은 보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자 시각"이라고 말했다.

김 학자는 엘로스톤 국립공원 늑대 복원과 관련해 "늑대가 없는 약 70년 동안 생태계의 균형이 망가져 코요태와 옐크가 폭증해 버드나무와 사시나무가 없어지자 다시 새가 줄어들고 (강에 사는) 비버가 서식지인 비버댐을 짓지 못해 강변 침식으로 이어져 수변 식생이 없어져 높아진 강 수온으로 어류 서식까지 교란되는 사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늑대를 집어넣자) 늑대의 포식압으로 인해 엘크가 계속 움직이게 되고 어린 버드나무 등의 식생이 성장할 기회를 얻게 돼 재도입 10년 후 ㅓ드나무 군락이 재생되고 20년 후 사시나무가 번창해져 강변이 안정화 되고 조류와 비버, 여우, 오소리가 돌아와 생태계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김 학자는 "현재 국제사회에서 리와일딩(Rewilding)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수정하고 자연이 운영되는 순리대로 가게 하는 철학이 (리와일딩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다"고 밝혔다.

리와일딩은 원래는 핵심 서식지, 생태통로, 포식자에게 기초한 하나의 보전방법으로 정의됐지만 지금은 특정 종을 도입(또는 재도입)함으로써 생태계의 기능성을 회복 또는 복원하는 일로 널리 이해되고 있다.

그는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 영국의 조지 몽비오 말을 빌려 "자연을 통제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자연 스스로 제 갈 길을 찾도록 놔두는 것"이라며 "없어진 동식물 재도입, 울타리 해체, 배수로 차단 정도를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한 발 물러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발적으로 생성된 생태계로 인간관리가 아니라 자체적인 원리로 돌아가는 체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상태로 되돌려 놓는 의미인 재야생화(在野生化)보다 생명체들의 삶의 추동하는 집합적 의사결정이 도달하는 새로운 야생상태인 활생(活生"이라며 "복원이 식물 중심이라면 리와일딩은 동물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리와일딩은 생태계 복원에서 인간의 개입과 관리의 정도를 줄이고 핵심 논리는 영양단계 이론"이라며 "종을 도입 및 재도입에서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지향형이며 비인간 자율성을 추구하고 비인간 자연에 대한 인간의 정체성을 재설정한다"고 클러스터 개념을 설명했다.

다양한 컬러의 딱정벌레 김산하 학자는 딱정벌레의 다양한 컬러를 통해 생명 다양성의 경이로움을 강조했다. ⓒ 강신하


그는 특히 "야생동물, 동물의 자유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동물이 어떻게 자연에서 누리고 사는 지를 알아야한다"며 "'반려동물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모순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인도네시아 구능할리문 국립공원에서 '자바긴팔원숭이의 먹이 찾기 전략'을 연구해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가 됐다.

그는 "높은 나무 가지에서 긴팔원숭이가 먹이를 먹다 흘리는 행위가 모두를 이롭게 한다"며 "나무 밑의 개미나 다른 곤충과 동물이 먹고 숲의 생태계가 순환되는 것을 보면 기특하고 이런 것이 모두 동물의 자유가 서로 발휘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각광받는 이유로 "변화와 연결, 그리고 미래, 세 가지를 가진 민족"이라며 K-pop 및 영화, 드라마, 음식 등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다른 세계와 연결을 시도하고 미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려는 국민성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산하 김산하 학자는 숲과 긴팔원숭이 등 자신이 연구와 저서 등 다양한 활동과 함께 최근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이유를 '변화와 연결, 미래 세 가지를 가진 한국인의 우수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임효준


2부 토론에서는 오창룡 교수는 네덜란드 동물당에 대해 설명했다.

오 교수는 "네덜란드는 의원 내각제로 대부분 정부가 법안을 만드는데 하원에서 결의안 발의를 통해 압력을 넣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동물당은 지난 2003년 마리안 티엠을 당대표로 처음 총선에 참가해 2006년 2석을 획득해 하원에 진출해 2017년 5석, 2021년 6석을 차지해 네덜란드에서 8~9번째 규모의 정당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단일쟁점정당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정책개발과 개선 등 유럽극우 정당 형태의 단일정당"이라며 반면 "내부적인 갈등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정치 구조도 다당체제인 만큼 네덜란드의 동물당 같은 단일쟁점정당의 탄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창룡 오창룡 교수가 네덜란드 동물당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임효준


이지은 변호사는 동물권 관련 법률과 제도의 발전 현황을 셜명했다.

그는 최근 길고양이로 발생되는 캣맘과 이웃 간의 다툼 등 법적 문제에 대한 질의에 대해 "주인이 없는 무주물로 인공지능 AI로 발생되는 사회문제에서도 개발자나 (프로그램의)소유주의 법적 책임으로 볼 것인가? 등의 문제와도 연결된다"며 "동물보호법 등 공존을 위한 시민의식 및 사회적 합의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도희 변호사는 지난 2020년 4월 국내 최초로 축산업의 돼지농장에서 공개 구조된 돼지 '새벽이 생추어리'와 웅담채취용 사육곰 산업 종식을 목표로 지난 2021년 화천의 한 사육곰 농장에서 기를 수 없게 된 사육곰 열다섯 마리를 돌보기 시작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나이들어 늙은 농장동물 '카라 팜 생츄어리', 도살 위기에서 구조된 얼룩소 인제군 신원리 '달뜨는 보금자리'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토론장면 생추어리 조레 제정을 위한 합의와 전망 토론 장면 ⓒ 임효준

김 변호사는 "무역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을 위해 백신접종보다 살처분을 선호하는 정부"라며 "보상금 지급으로 농가는 명시적 반대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일반사람들이 모두 운 좋아 살아난 동물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며 "안정적인 동물 돌봄을 위해 어떤 제도적 변화가 필요할지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희 이사장은 "인간과 동물은 다르지 않다"며 "동물을 비롯한 그 어떠한 고귀한 생명 존재들과의 공존을 위해 생태적 상상력, 생명문화 감수성, 생명권 행동으로 우리사회에 희망을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희 환경과생명문화재단 이다 김소희 이사장이 이다생명문화포럼 2024 개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임효준


3부 북토크에서는 학교 교사인 이지원 작가가 코끼리 봉사활동을 통해 겪은 경험을 토대로 동물에 대한 시각을 이야기했다.

이 작가는 "저는 코끼리라는 동물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했지만 다른 분들은 여성문제나 환경, 생활쓰레기 등에서 자신의 삶을 말한다"며 "우리 사회는 다른 분야와 연결되고 확장되는 다양성으로 건강한 사회, 생태계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김정호 수의사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2번 울었고 이 책을 보고 3번 울었다"며 "동물원은 사라져야한다. 생츄어리(보금자리)로 청주동물원이 기존 동물원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계기를 마련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북토크 이지원 작가가 책 내용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을 낭독하고 있고 김정호 수의사가 책을 읽기 편하게 잡아주고 있다. ⓒ 임효준

북토크 '코끼리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북토크에서 관객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임효준

덧붙이는 글 브런치나 SNs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