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솔 VS 프롬', 한여름 꿈같은 공연대결

'사랑' '젊음' 싱어송라이터, 2024 시민청 프로그램 <당신의 낮, 우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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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sunecho)등록 2024.09.29 11:08

강아솔VS 프롬, 공연 손목팔찌 지난 28일 토요일,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강아솔과 프롬의 공연이 서울시 시민청 지하 1층 활짝라운지에서 오후 4시, 7시 각각 열렸다. ⓒ 임효준


바야흐로 진정성의 시대다.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소화하는 뮤지션을 우리는 '싱어송라이터'라고 부른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자신의 언어와 멜로디, 그리고 목소리로 오롯이 '나'를 노래한다. 고대 음유시인의 전설 같은 맛깔스러운 공연이 대결을 펼치듯 '한여름 밤의 꿈' 같이 펼쳐졌다.

지난 28일 토요일,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강아솔과 프롬의 공연이 서울시 시민청 지하 1층 활짝라운지에서 오후 4시, 7시 각각 열렸다.

강아솔 강아솔과 물드는 노을의 시간 공연 ⓒ 임효준


공교롭게도 강아솔과 프롬, 두 명 싱어송라이터의 데뷔년도가 같다.

제주가 고향인 강아솔(37세)은 지난 2012년 4월 정규 1집 <당신이 놓고 왔던 짧은 기억>으로 데뷔했다. 부산이 고향인 프롬(89세) 역시 2012년 싱글 앨범 <사랑 아니었나>로 정식 데뷔했다.

바다를 품고 사는 제주와 부산에서 태어나서 그런 지 두 사람은 친하다. 공연 중에 서로의 친밀함을 표현한다. 강아솔은 "정말 좋아하는 언니"라며 '언니'임을 강조하고 프롬은 "우리 친하다"면서도 젊음을 강조했다.

강아솔이 절제된 성숙미를 앉아서 노래한다면 프롬은 불안정의 젊음을 발산하듯 일어나 노래한다.

클레식한 안정감의 강아솔과 락 밴드의 폭발하는 흥을 가진 프롬, 첼로와 바이올린, 피아노 등 전통 클레식 악기 반주에 시크한 검은 의상과 검은 안경테 너머로 흘러나오는 안정된 목소리에서 성숙한 '나'를 찾아가려는 구도자적인 서정적 애틋함이 묻어나는 강아솔.

프롬 프롬과 떠나는 밤의 영원 공연 ⓒ 임효준


그와는 대조적인 프롬은 전기 기타, 특히 베이스 기타와 드럼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락 밴드와 함께 그녀만의 중저음 음색이 웨이브 머리스타일처럼 때론 끈적이며 흐느적거리고 요염하다.

각종 락 페스티벌에서 다져진 관객과의 호흡, 이를테면 '따따따 따따따~' 후렴구 따라 하기, 율동따라 하기 등등 관객들이 가만히 있는 것을 못 보는 프롬이다.

강아솔은 관객들을 편안하게 하면서 입담이 너무 좋아 공연 중에 풀어나가는 '서사'의 힘과 노래로 어느 순간 관객들에게 눈물 한 방울을 흘리게 만든다.

'엄마'라는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서 "이번 추석 연휴를 3박 4일 보내면서 하루는 엄마랑 싸워서 집을 나와 호텔에서 잤다"며 "2박 3일이 딱 좋은 데 '엄마'라는 노래를 부르며 울 수도 있다"고 넌지시 말한다.

언니인 프롬은 창작의 고통을 직접 토해내는 싱어송라이터다. "젊음의 휘발성"이라며 슬픔과 기쁨이 매순간 오르락내리락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그는 "젊을 때는 당연히 불안정한데 그 불안정에도 생기가 있다"면서 "나이 들어 생각해보니 그 순간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곡이 쓰여 진 당시의 스토리를 깨알같이 말하지는 않지만 그 때의 감정 상황과 힘들었던 시절을 통해 "예술가는 힘들어야 곡이 나와요"라며 미소 짓는다.

강아솔 강아솔은 절제된 성숙한 애틋함을 담아 노래하는 서정적 싱어송라이터다. ⓒ 임효준


반면에 강아솔은 '친구에게'나 '엄마'라는 곡이 만들어질 때 고통보다는 깊은 관찰과 관심이 반영된 결과물로 관객들이 받아 들여지게 이야기한다.

강아솔의 관객과의 호흡이 정식 질문을 받거나 손들기를 통한 공감대를 좀 더 격식 있게 만들려고 한다면 프롬은 훅 들어온다. 이미 펜덤을 몰고 다니며 처음 만난 관객들을 당황시키고 결국 후렴이면 후렴, 동작이면 동작을 따라하게 만든다. 어느 순간 엉덩이를 흔들고 박수 치는 첫 만남의 관객이다.

프롬 프롬은 '젊음', 미완성의 설레임을 락 밴드에 맞춰 폭발하듯 관객들을 움직이며 열정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 임효준


'성숙의 애틋함'을 강아솔이 노래한다면 '미완성의 설레임'을 프롬은 노래한다. '사랑'의 강아솔이라면 '젊음'의 프롬인 셈이다.

공연 중에 "뜨거워진 열기를 젊음의 열기"라고 주장하는 언니 프롬과 "앵콜"을 스스로 먼저 이야기하는 담담한 동생 강한솔. 낮과 밤, 온기와 냉기를 오가는 시민청의 '낮과 밤 공연' 스토리에서 시민들의 귀와 마음은 즐거워진다.

공연 안내 홍보부스 안내 홍보 부스에서 서로 마주 보는 사진이 귀엽다. ⓒ 임효준

시민청 활짝라운지 시민청 활짝라운지에 마련된 강아솔과 프롬의 공연장 ⓒ 임효준

시민청 바닥 안내 광고문구 시민청 2024 프로그램 <당신의 낮, 우리의 밤> 강아솔과 프롬의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눈에 들어온 문구, 문화 감성을 시민 각자 취향에 맞게 제공하려는 노력이 깃든 공연에서 따뜻함을 맛봤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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