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7 기후정의행진 이래서는 기후위기 못 막아

기후위기,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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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ilovepark0315)등록 2024.08.29 18:22
시금치 한 단 3만 원! 지난해 사과 한 개 2만 원에 이어 기후운동가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뉴스다. 기후위기는 곧 식량위기가 될 것이라고 매주 금요일 창원 시내에서 외쳤던 창원기후행동 회원들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기후위기는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지금은 쌀값이 내려가 농민이 어렵지만 언제 쌀 10kg에 30만 원 할지 알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바다 수온으로 바닷물고기는 떼죽음을 맞고 있다.

기후위기가 이렇게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데 서울의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를 막겠다는 건지 평등 세상을 만들겠다는 건지 알 수 없어 기후운동하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1.5도 상승에 4년 10개월 남았다고 하고 온실가스를 급격히 줄이지 않으면 인류의 멸종이 걱정된다고 주장한다. 기후위기 해법은 모두가 알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 가스발전의 조기 중단과 태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서둘러 확대하는 것, 그리고 전기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는 것. 이것뿐이다. 그러나 907 기후정의행진의 요구사항을 보면 기후위기 막는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첫 번째 요구가 불평등이 기후재난이다.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주거권, 노동권, 기본권을 보장하라 이다. 불평등 해결이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인 셈이다. 햇빛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을 위한 재생에너지는 안 된다면서 공공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무기 수출 중단과 군비축소를 주장한다.

2년 전 기후행진에서도 기후위기는 불평등과 착취의 문제다. 폭우로 온 가족이 사망했는데 불평등의 핵심 고리인 부동산 문제를 함께 말해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선언문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불평등한 체제에서 이대로 살 수 없다. 사회적 불평등을 끝내고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라고 주장했다. "지붕에서 물이 새고 겨울에는 고드름이 맺히는 열악한 주거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의 원인이다"라고 주장했다. 기후위기가 재난의 원인이 아니고 열악한 주거환경이 원인이라고 한다. 주거환경을 개선하면 기후위기는 사라진다는 말인가. 지난해 923 기후행진에서도 거의 같은 주장들이었다. 지난해 414 세종집회에서는 시민의 전기요금 인상을 철회하라는 주장을 하여 환경운동연합이 조직적으로 반발해서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충청권, 부산, 경남. 세종시 등 전국 각지에서 기후정의행진의 부당함을 요구했지만 전혀 바뀌지 않는다. 주장하는 내용은 우리 사회가 고쳐 나가야 할 것들이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집이 불타고 있는 지금은 우선 불을 끄는 행동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문제점, 전쟁 반대는 장기적으로 고쳐야 할 문제이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현장에서 땡볕에서 석탄 발전 퇴출과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요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는 기후운동가들은 힘이 빠진다. <농어촌 파괴형 풍력, 태양광 반대> 대표는 산자부의 태양광 이격거리 완화 지침을 비난하고 민주당의 태양광 이격거리 완화 입법을 농어촌은 위기로 모는 행위라고 비난한다. 경남의 기후운동가들의 생각과 완전히 배치되는 주장이다. 태양광이 농촌을 파괴하는 나쁜 에너지로 생각하는 기후정의행진 집행부는 각성해야 하고 이념적 기후운동에서 탈피해야 한다. 기후운동 단체의 분열은 보수 기득권층의 이익을 대변할 뿐이다. 일반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치인은 물론이고 기후운동단체도 버림받는다. 시간이 별로 없다. 제발 지금은 기후위기 막는 일에 전념하자. 그것이 진정 가난한 자와 농민, 노동자를 위하는 일이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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