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대작 드라마 '정년이', 원작 팬들이 실망한 이유는

정지인 감독, 각색 과정에서 주조연급 '권부용' 캐릭터 삭제했다 밝혀

검토 완료

이예린(yerin0330)등록 2024.08.20 07:40
2024년 10월 공개 예정인 tvN 드라마 <정년이> 는 원작 웹툰이 이미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다는 점, 이미 많은 시대극에서 흥행성을 보장한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 등에서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다.

<정년이>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목포에 살던 소녀 '윤정년'이 최고의 소리꾼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턱대고 상경하여 여성 국극단에 입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당대 차별받던 여성들의 실태에 대해 그리면서 그들의 성장기를 잘 묘사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원작 웹툰은 2020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콘텐츠 상을 받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도 받은 바 있다.

<정년이>의 드라마화 소식은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정지인 감독이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권부용'을 드라마에서는 삭제하여 각색하기로 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며 한 측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부용 지우기'는 '퀴어 지우기'다?

좌 '권부용', 우 '윤정년' 캐릭터 ⓒ 네이버웹툰


'권부용'(이하 부용이)은 국극단 외부에서 자신을 '1호 팬'이라고 칭하며 정년이를 응원하는 캐릭터다. 정년이가 겪는 풍파 중 곁에서 꿋꿋하게 지지해 주며 그가 국극을 그만둘 위기에서도 건져올려 주는 서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다.

무엇보다 작품 내에서 정년이와 부용이의 동성 로맨스 관계가 강하게 암시되기 때문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퀴어 지우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부용이의 자리를 남성 캐릭터가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지인 감독은 '주요 인물 중 남성 캐릭터는 없다.' 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원작 웹툰 내 부용이가 '사회적으로 그 존재와 목소리가 지워진 여성'을 대변하고 있기에 드라마에서 캐릭터 자체가 삭제된 것이 부용이 서사의 연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원작 내에서 중요한 축을 맡은 '권부용' 캐릭터 없이 어떻게 전개를 이끌어갈 것인지 추이가 주목되는 가운데, 일부 팬들에게서는 불매의 목소리도 일고 있지만 실제로 어떠한 결과물이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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