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이브'(2024)에 비친 쯔양, 36주 낙태

-이제 영화에서 다뤄야 할 점들

검토 완료

김헌식(codess)등록 2024.07.22 17:39

유튜버들이 콘텐츠로 삼을 수 있는 소재의 한계가 어디일까, 이를 생각할 수 있는 최근 영화가 '드라이브'(2024)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납치 상황까지 생중계 방송을 한다. 유나 티비를 운영하는 한유나는 처음에는 부진했지만, 80만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인기 유튜버의 자리에 오르는데, 정체불명의 크루세이더는 납치 상황을 라이브 방송을 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서 한유나에게 6억 5천만 원의 모금액을 채우도록 하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생명을 빼앗겠다고 위협한다. 유나 티비의 접속자들은 처음에는 사실인지 조작인지 알 수 없어 망설이거나 조롱하던 모금액에 소극적이거나 반발 행위를 보인다. 상당수는 조회수나 돈을 모금을 위해서 자작 방송을 한다고 여긴다. 한유나의 매니저조차 한유나의 납치극 방송이 자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깜빡 속는다. 곧 실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된 접속자들은 한유나를 구하기 위해 순식간에 6억 5천만 원의 모금액을 채워준다.

이런 영화의 내용은 최근 있었던 유튜버 관련 사건들을 연상하게 한다. 유튜버 쯔양의 경우 전 남자친구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하면서 방송에 출연할 수밖에 없었고, 4년간 40여억 원의 돈을 갈취당했다고 했다. 먹방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남자친구의 갈취 때문이었다. 여기에 더해 남자친구의 갈취 때문에 술집에 다녀야 했는데 이런 사실을 폭로하려 한 유튜버들이 다시 갈취하려 했던 사실도 세간에 충격을 주었다.

36주의 태아를 낙태한 동영상을 브이로그 계정에 올린 사례도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다. 9개월에 이르는 아이를 낙태할 수 있는가라는 쟁점은 물론 그러한 영상을 올린 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이 있었다. 특히 관련 단체와 의료인들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 영상을 올린 이는 채널의 조회 수나 구독자를 올리기 위해서 이런 영상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그 낙태 영상이 과연 실제인지 아닌지는 두 번째 문제다. 눈길을 끌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올리고 싶은 충동이 만든 결과물일 것이다. 뒤늦게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영상을 순식간에 삭제한 것에서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최근 검찰은 쯔양의 약점을 폭로하려 한 사이버 렉카 운영자들의 수익을 몰수 환수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수익의 동결조치를 말한다. 아이브의 장원영이 오랜 동안 명예훼손을 해온 사이버 렉카 유튜버의 수익에 대해서 이러한 조치를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정의로 포장한다고 해도 그 목적은 수익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이러한 콘텐츠를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콘텐츠를 게시할 때 수익이 원천 금지될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인다면 사이버 렉카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영화 '드라이브'(2024)는 불법 납치극이 생중계되고 있는데도 그것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는 없었다. 기존 방송 시스템이었다면 이러한 생방송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플랫폼 사업자들은 생중계가 일어났을 때 즉시 이를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은 물론 의무도 없는 상황이다. 단지 게시물에 대한 자율적 조치를 권할 뿐이다. 아마도 일반 방송 채널에서 이런 방송을 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것과 다르다. 덧붙여 영화에서 접속자들은 6억 5천만 원의 모금을 통해 한유나의 목숨을 살리는데, 그렇게 불법 콘텐츠로 모금할 수 있는 플랫폼의 구조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이 다루지는 않아 아쉬웠다.

다만, 그러한 불법 납치극을 통해 돈을 모으고, 심지어 한유나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한 장본인이 현직 경찰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의 시작은 유튜버가 접속자나 구독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취한 극단적인 행동이 결국,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피해자와 가해자가 따로 구분이 없다는 점을 공감할 수도 있다. 사이버 렉카 등 극단적인 유튜버들의 불법 콘텐츠 게시가 더는 비극적인 사례를 더 만들기 전에 제도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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