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시대기준과 법 캐치 못해', 아동학대 논란

4일 시민단체 토론회 '본질은 폭력', 반복되는 '사랑타령' 그만

검토 완료

임효준(sunecho)등록 2024.07.05 09:42
유명 축구스타를 키워낸 손웅정 감독. 그것이 모든 것을 덮을 수 없다.

그가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논란이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 특히 반복되는 아동폭행의 심각성에 시민단체가 답 찾기에 나섰다. 
 

시민단체 토론회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아동학대논란을 두고 문화연대,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가 4일 토론회를 열고 "본질은 폭력"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 임효준

 
4일 오후 2시. 문화연대,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서울 마포구의 스페이스엠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부모가 손웅정 측에 요구한)합의금은 부차적 문제고 본질과 시작은 폭력"이라며 "중요한 건 손 감독과 코치진이 아이들 상대로 지속적, 조직적, 신체적, 정서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집행위원은 "(손 감독의)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행동이 없었다고 하는데, '사랑해서 때렸다'는 게 말이 되나?"며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럽이나 미국이라면 당장 스포츠계에서 퇴출당하고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할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실력 없는 지도자가 성적을 내기 위해 폭언과 폭행한다"며 "맞아야 훌륭한 선수가 된다는 얘기가 많은데,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맞는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1등을 해야 하고, 월드컵은 3연패를 달성해야 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손 감독에 대해 "어떤 자격증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다"며 "지도자로서 실력이나 능력이 검증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역시 "최근 스포츠계에서는 스포츠, 성폭력 방지 교육이 현장 지도자들이 엄청난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많이 이뤄지는데, 손 감독님 등이 이런 교육을 얼마나 들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관리·감독이 부실한 '학교 밖 스포츠 클럽'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SON축구아카데미처럼 학교 밖에 있는 사설 클럽에 대한 제도적 대책이 미비한 게 현실이다. 가히 사각지대"라고 밝혔다.

이병호 대한학교체육회 체육교사는 "곧 열릴 파리 올림픽에서 다시 폭력으로 금메달을 따는 또 다른 영웅서사가 펼쳐질 것"이라며 "근본적인 스포츠계의 폭력근절을 위해선 주변 환경 및 체육계 카르텔에 대한 조사도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손 감독이 밝힌 입장문에서는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저의 거친 표현과 일본 전지 훈련 시 한차례 이뤄진 아카데미 소속 코치의 체벌(엎드려뻗쳐 상태에서 플라스틱 코너플래그로 허벅지 1회 가격)에 관해 고소가 이뤄져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논란이 더욱 커진 것은 피해부모가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는 것인데. 합의 과정에서 아카데미 측이 합의 조건으로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 등 세 가지를 제시함에 피해 부모는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해 합의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다시 나오면서 '제2차 가해'라는 여론과 피해부모 질타 비판이 서로 충돌되는 모양새다.

정작 반복되는 스포츠계 폭력, 특히 아동폭행문제에 대해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윤리센터가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실행한다고 발표했지만 말뿐이고 실질적으로 폭행전과가 있는 축구감독들은 복귀해 지도자생활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한체육회 이기홍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정관을 바꾸고 각각 연임과 4선 연임을 위한 협회 내 권력 유지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반복되는 스포츠계의 폭력, 아동폭행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구조적, 시스템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시사의 창에 같이 보낼 예정이며 가사가 게시되면 SNS에 올릴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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