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판 <뉴스위크>에 실린 기무라 간(木村幹) 고베대 국제협력연구과 교수의 칼럼 '한국이 사도금산의 세계유산 등록에 소란이 없는 이유'
일본판 시사위크 홈페이지 캡처
이달 3일 자 일본어판 <뉴스위크>에 실린 기무라 간(木村幹) 고베대 국제협력연구과 교수의 칼럼
'한국이 사도금산의 세계유산 등록에 소란이 없는 이유'는 일본인들의 눈에 비친 윤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준다.
기무라 간 교수는 일본이 2010년 이전부터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온 사실을 거론하면서 "등록이 지연된 이유 하나는 한국 정부가 이 사도섬의 금광을 식민지기에 조선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이 강제노동을 당한 장소라고 하여 반대했다는 점에 있다"라고 한 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세계유산 등재에 유리한 쪽으로 상황이 변한 이유를 그는 윤석열 정권에서 찾는다. 그의 말은 이렇다.
"하지만 사도섬 금광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둘러싼 오늘의 상황은 일한 양국이 격렬히 대립한 이전 상황과는 크게 달라졌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일한관계를 중시하는 윤석열 정권이 이 문제에 관한 적극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는 것."
최근 한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이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정권이 어느 정도나마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다. '한국인 강제노역이 반영되지 않으면 세계유산 등재에 반대하겠다'는 외교부 당국자의 입장 표명도 보도되고, '한국 정부가 징용 피해자 위령시설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일본 정부가 고심 중이다'라는 내용도 보도됐다.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들과 달리 조건부 찬성을 표시했다는 보도들이지만, 한편으로는 기시다 내각을 압박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풍기는 보도들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관찰해온 기무라 간 교수의 눈에는 윤석열 정권이 적극적이지 않다. 이것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기무라의 인식이다. 피해국인 한국의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유네스코 입장에서는 일본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그만큼 수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윤 대통령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뉴스위크> 기고문에 나타난 메시지다.
기무라 교수 한 사람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일본 극우를 대변하는 변진일 <코리아 리포트> 편집장의 글에서도 확인된다. 재일교포인 그가 지난 6월 7일 자 <야후 재팬> 뉴스에 기고한
'재연되는 일·한의 현안, 사도금산의 세계유산 등록과 한국의 해양조사... 주목되는 친일파 윤석열 정권의 대응'을 읽어보면, 일본 극우세력이 윤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러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변진일 편집장은 이 글에서 "최악의 일한관계를 최량(最良)의 일한관계로 회복시킨 윤석열 대통령"이 사도광산에 관한 자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친일인 윤석열 정권은 등재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또 "윤석열 정권의 외교부는 문 전(前) 정권과는 달리 등록 저지를 위한 로비 활동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라고도 말한다. 유네스코 등을 상대로 등재 저지 활동을 벌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언급이다. 한국 언론보도만 놓고 보면 외교부가 뭔가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일본 극우의 눈에는 외교부의 '액션'이 그런 의미로 비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 고위층의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