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비평] "요즘 학부모들 너무 멍청하다"…어린이집 교사 "우천시가 지역인 줄 알더라" 토로

검토 완료

서상교(cuettop)등록 2024.07.02 17:17
파이낸셜뉴스, 한국일보, 동아일보에서 비슷한 기사가 올라왔다.
요즘 학부모들이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멍청하다고까지 했다.
사례를 보니 관공서나 예전에 배웠다는 사람이 쓰던 우리말에 한문을 섞은 문장이다.
권위를 강조하거나 지식을 자랑하려는 것이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무식하다고 비난하고 한탄하기 전에 알기 쉬운 표현으로 바꾸어야 한다.
국한문 혼용 시대의 딱딱하고 오해할 수 있는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출입구'를 '나들목'으로 바꾸고, '출구'는 '나가는 곳'으로 바꾸는 식이다.
기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ㅇㅇㅇㅇ를 금합니다."라는 표현을 "ㅇㅇㅇㅇ를 하면 제일 좋다"고 알아듣는다고 지적했다.
'금'을 보석으로 오해한다면, 멍청하다고 비난할 일이 아니라 '금지'라고 오해하지 않도록 써야 할 것이다.
"우천시에 **로 장소변경"을 보고 '우천시'가 어디냐고 묻는다고 한탄하지 마라.
'비가 오면 **로 장소변경'이라고 바꾸면 되지 않는가?
"**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더니 "해도 되냐", "하면 안 되냐"는 문의가 왔다고 지적할 일인가?
'**해도 되지만,'을 빼면 그런 문의를 받지 않을 것 아닌가?
너덜트란 회사가 직원 채용공고에서 모집인원을 '0'명으로 올려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구인구직 인터넷 공고를 보면, 지금도 '0' 또는 '00'로 모집인원 수를 올리는 곳이 있다.
구인 회사가 몇 명을 모집하는지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
'0'명이라면 1명이 될 수도 9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고, '00'명이라면 10명에서 99명까지 될 수 있다는 말인데, 너무하지 않은가? 구직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2023년 3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소개한 일화는 국어교육과 교수가 한 말이라 더욱 충격적이다.
"심심한 사과"를 그렇게 성의 없이 사과해도 되느냐고 해서 싸움이 됐단다.
굳이 사과에 깊을 심(深)이란 한자를 써야 했을까,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했으면 될 것을?
"중식 제공"을 보고 '왜 중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했다고 한다.
'점심 제공'이란 말을 쓰면 격이 떨어지는가?
"교과서는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께 반납하세요"를 보고 교과서를 사서 반납하는 일이 벌어졌다는데, 이런 일이 있었을까? 지나치게 부풀린 건 아닌가 싶다.
관공서나 학교, 유치원의 문턱이 점점 낮아지는 세상이다.
사람들에게 알량한 한자 지식 자랑하던 시대도 지났다.
못 알아 듣는다고 지적하고 비난하고 한탄하지 마라.
잘 알아듣고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써라.
그래야 욕 먹지 않는 세상이다.
그래야 존경받는 세상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유튜버, 블로그에 게시 예정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