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에 만족감이 없을때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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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mukhyangr)등록 2024.05.14 13:39

ㅡ 제가 글을 써놓고 올리려고 하면 맘에 안 들어서 올리지 못할 때가 많아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글을 써도 되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쓰긴 쓰는데 쓰지 말고 혼자 저장하게 될 때가 많은데,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오늘 글쓰기 모임을 하면서 받은 질문이다. 그에 대한 내 대답은 이러했다. 저도 거의 매일 그렇습니다. 제가 글 써놓고, 와 이거 진짜 잘 썼다, 정말 만족스러울 정도다, 이렇게 해서 글을 올리는 경우는 한 100개 쓰면 5개 정도인 것 같아요. 대부분은 맘에 안 들어도 그냥 쓰는 것에, 쓰는 것을 이어가는 것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꾸역꾸역 써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올려버립니다.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목적성을 어디에다가 두느냐는, 글 올릴 결심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만약에 내가 쓰는 글이 완성도를 요구하는, 공모전이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하는 기획된 글이거나, 책으로 작업하는 원고 라면 완성도에 힘을 쏟는 것은 올바른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저 매일 글 걸음을 이어가기 위해 쓰는 것이라면, 내가 쓴 글에서 큰 만족감이 없어도 쓰는 것 자체에 큰 의의를 두고, 거기서 스스로 만족하면서 글을 쓰고 올리는 것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싶다.

   글쓰기를 가르쳐 보면서 분명히 글을 못 쓰지 않는데, 어느 순간에 쓰는 것을 그만 둔 사람들 중에서는 이런 종류의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꽤나 있다. 내가 쓰는 글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쓰고 올리려다가 접고, 쓰다가 마무리를 하지 못해서 접고, 결국 그러다가 글 쓰는 것 자체를 접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럼 계속 쓰지 않고 도대체 어떻게 내 글이 만족스럽게 되는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쓰지 않고 어떤 방법을 찾아서 내 글이 만족스럽게 된다면 그때 쓰겠다는 것인가? 말 자체가 아이러니다. 그런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최근에 무척 바쁘고 정신없는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는 것을 이어나갈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하고 싶다. 그것은 글의 완성도나, 만족감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어느 정도 대충 써서 올리는 것이다.

   이것의 목적은 당연히 쓰는 것의 끈을 놓지 않는 데 있고, 이렇게라도 글 연명을 하다 보면, 적어도 쓰는 감각은 잃어버릴 수 없게 될 것이고, 그 속에서 하면서 미세하지만, 완성도나 만족감도 있기는 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지금보다 쓰기에 나은 환경이나 상황이라는 이름 하는 섬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곳에 착륙했을 때 더 잘 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난 오늘도 내 글이 맘에 안 들어도 그저 쓰고 뱉는다. 이 점들이 하나하나 이어져서 언젠가 선이 되고, 그 선이 글자가 되고, 그 글자가 문장이 되고, 그 문장이 모여모여 한 장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길이 된 글을 보며 분명히 쓰는 것을 포기하지 않길 정말 잘했다 라고 미소 짓고 말 것을 믿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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