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3초안에 모든것이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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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화(kyunghwa65)등록 2024.04.18 17:52
첫인상
(3초안에 모든것이 정해진다)




*첫인상-사람을 대할때 처음 맞닥드리는 첫느낌.
사전적 의미는 처음 만났을 때 형성되는 이미지이다. 첫인상이 미치는 효과를 초두효과(첫인상효과 primary effect)라고한다

   나의 경우는 상대의 깊은 눈동자도, 근사한 머리스타일도, 근사한 옷차림도 아닌 *말투로 그사람의 첫인상이 정해진다. 아무리 예쁘고 멋있어도 말투에 사랑과 예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거의 전자동으로 내마음의 문은 닫혀버리곤 쉽사리 다시 열리지 않는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늘 가르쳤던것은 누구든 만나면 먼저 인사하기, 그리고 존댓말 이다. 아이여서 버릇없어도 이해하는건 내게 용납되지 않았다. 덕분에 두아이들은 어른들께 인사 잘 하고 예의바르다는 칭찬을 많이 받으며 자랐다.
예쁜말 하는 사람은 첫인상이 좋다고 믿는 편이다

   내가 오래전 어떤 집회에 참석 한 적이 있었다. 집회 강사가 유명한데다 병고치는 능력있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따라갔었다. 그런데 그의 반말섞인 특유의 말투가 계속 거슬려서,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내 머릿속으론 진입도 못하고 성능좋은 스프링처럼 튕겨나가버리는 것을 경험했다. 대다수 청중들이 그보다 연장자 들인것 같은데 마치 아랫사람 대하는 주인같다. 내뱉는 그 말투가 급기야는 나로하여금 집회가 끝나기도 전에 튕겨나오게 하고 말았다.

   또  얼마전 남편과 연관되어 있는 공동체를 통해 한분을 소개받았다.  그녀는 나보다 열두어살 어렸지만 말이 좀 많아서 그렇지 나름 속도 깊고 주변사람 잘 챙기는 좋은 성품을 가지고있다고 전해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찮게 그녀가 우리가게에 오게되었다. 나는 아직 상대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그녀는 나를 아주 친근하다고 느꼈는지  존대반 반말반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내 속에서 뭐랄까 자꾸만 거북한 무언가가  올라와서 또 뛰쳐나가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솟아오늘때,  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신과 앞으로도 좋은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니 말하는방법을 조금 바꿔주면 어떻겠냐고..??

  결과가 어땠을것 같은가?
그녀는 맛있게 밥 잘 먹고 한시간여 나와 관계없는 혼자만의 이야기기들로 가득 채운 뒤 였지만 금새 낯빛이 바뀌더니 모욕과수치를 운운하며 흥분해서 자리를 떠나버렸다..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내가 관계에 실수를 한것인지 후회가 밀려와 바로 사과문자를 보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물론 이번일은 전적으로 나의 실수로 관계를 깨뜨린것이라쳐도 왠지 씁쓸한 기분을 감출수가 없다. 부모와자녀같은 천륜이 아닌이상 어른들의 관계에선 나와상대의 적당한 마음의 이해와사랑 어쩌면 줄다리기와 같은 감정의 긴장이 좀 필요한데 이번엔 둘다 실패한것같다. 그녀가 좀 내 마음을 헤아려주었으면 하는건 내 욕심일까?

   어른이 된다는건 좀더 다양한사람과 좋은관계를 유지하는게 아닌가싶다. 나랑 좀 맞지않는 상대도 이해하려 노력하고 받아주기도하고, 잘 맞는 상대라면 좀더 예의를 갖추고 귀하게 대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인데 이번일은 좀 아쉽다.

   살다보니 첫인상과 반대로 인생이 펼쳐지는경우도 종종 보게된다. 첫인상은 무서워서 말도 못붙힐것 같은 사람도 지내다보면 그렇게 여리여리한 사람도 만나보았다. 겪어 보지도 않고 몇초만에 완성되는 첫인상 효과를 너무 맹신하는것도 어른답지 못하다.

   가끔 뉴스를 통해 광화문의 집회모습을 볼 때도 나는 마음이 편치않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목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정치를 운운하는 모습도 석연치않은데, 연세가 좀 있으신 회중을 향해 반말비슷하게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릴정도로 민망하다.좀더 점잖게 인격적으로 할수는 없는걸까? 그첫인상이 오래시간을 거리를 두게 하리란걸 그사람은 모르는걸까?


   아무튼 내 나이가 첫인상에 설렐나이는 아니다.그러나 부디 좋은 첫인상을 간직한 분들(예쁜말 쓰는사람)이 많아져서 세상이 좀더 사람들로 아름다와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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