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좀 빼주세요

주차전쟁

검토 완료

임경화(kyunghwa65)등록 2024.04.02 13:27
일을 정리하는 오후, 가게앞에 제법 큰 SUV차량이 가게앞에 떡하니 주차를 하고 가버렸다.
배달하고 온 남편이 차 댈 때가 없어 주변에 겨우 차를 세우고 덤덤하게 밀린일 처리하면서 기다려 보았다. 요즘들어 부쩍 우리동네가 복작복작하더니 급기야 주차난으로 차 댈곳이 마땅찮다.

  그걸 잘 알기에 차가 빠지길 기대했지만 퇴근시간이 지나도 차주는 보이질 않는다.  남편은 조금 기다리다 차 빠지면 우리차 주차하고 집에 온다며 나를 먼저 내보냈다. 집으로 올라오려다 차 앞면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보았다.

   "저 혹시 어디 오신 손님이세요?  저희차가 짐을 못내리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기가 가게앞이지만 나라땅 아닌가요? 오늘은 안빼고 내일 나갈겁니다. 주차할 때가 없어서 거기 댄겁니다"
헉!  이건 무슨 대답이지?  내 상식으론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런사람 감정 잘못 건드리면 피곤해 질것 같아 그럼 내일 언제 나가시나요?
물었더니 자기가 영업방해한거냐고 막 따지려든다.  흐 무서워서 전화 끊으려는데 지금 나온단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다시 가게로 들어와 남편한테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그냥 가란다. 자기가 잘 해결한다고..
집으로 올라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차 뺏으니 차 대란다. 우선 알았다고 끊었다.
그 순간에는 고맙다는 말 까진 하고싶지 않았고 고맙지도 않았다. 살짝 화가 올라오는 중이었다.

    남의가게  앞에 버젓이 큰차로 막아놓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오히려 나를 나무라는 그의태도는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남편이 전화했다.  지금 차가 빠졌는데 고맙다고 문자라도 보내란다. 휴~후~
기가 막힌다.

   옷갈아입고 문자로  (차 빼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저녁되세요) 틱 보내고 잊어버리려 저녁 준비하는데 답문자가 왔다.
(아까는 저도 죄송했습니다)  뭐지?

   오히려 생각이 더 많아졌다. 그에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나? 그래 주차자리 찾다가 동네 몇바퀴 돌면 그럴 수 있지 등등
요즘은 살기 빡빡해서인지 누구나 조금씩 날이 서 인는듯 하다.  나 부터라도 좀 여유를 가지고 순간순간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편한밤을 보낼수 없는 처지의 모든 사람들이숨가쁜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편안한 잠으로 소소하게 보상을 받기를..  내일아침엔 개운하게 기지개를 펴면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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