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을 '교살'하고 있다" 비난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거부권 행사 두고 "더는 한반도 문제에 낡은 틀 사용 불가" 이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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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ahtclsth)등록 2024.03.30 11:35

지난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독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북한을 '교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 로이터통신 보도 갈무리

 
지난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북한을 '교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유엔 안보리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더는 낡은 틀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 외무부 "미국과 그 동맹국, 북한 '교살'에 모든 수단 동원해"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이 군사적 긴장을 조장하고 있고 국제 제재는 안보 상황을 개선하지 못했을뿐더러 북한 주민들에게 심각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낳고 있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관심은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교살'하는 것 이상으로 확장되지 않으며 평화적 해결은 그들의 의제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하로바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의 전문가 패널은 그 임무의 필수적인 특성인 객관성과 공정성의 기준을 모두 상실했다"며 "북한의 지정학적 반대자들의 순종적인 도구로 전락했다"고 대북제재를 감독한 전문가들이 편향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가 특정 시한을 두고 제재를 검토하는 타협안을 모색했지만, 이 제안은 미국의 '적대감'에 부딪혔다"며 "우리는 관련 당사국들이 단계적 확장을 자제하고 알려진 안보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화해 방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재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사실을 언급하며 "2006년 북한이 첫 핵실험을 실시한 후 부과된 수많은 유엔 제재의 집행에 타격을 가하는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워짐으로써 얻은 배당금"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러시아, 북한제 무기 획득 위해 거부권 행사한 것"

 
한편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이번 거부권 행사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냉소적으로 훼손했다"며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 획득을 위한 자체 '공모'에 대한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를 묻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거부권의 결과는 무모한 행동과 불안정한 도발에 더욱 대담해진 북한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에 대한 전망 감소라는 결과를 러시아만이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또한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이사국의 압도적 찬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올해 4월 말 종료되는 전문가 패널은 유엔 대북제재위 산하로 북한의 제재 위반 혐의 사례를 조사하고 매년 두 차례에 걸쳐 대북제재 이행 위반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푸틴에게 있어 김정은의 구애는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 압박할 기회"
 
한편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국제 대북제재 체제의 주요 전환점으로 간주된다"며 "유엔에 따르면 북한은 21세기 이후 핵실험을 실시한 유일한 국가"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이 거부권 행사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러시아와 서방과의 관계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른 주요 글로벌 이슈에 대한 강대국의 협력을 얼마나 약화시켰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푸틴 대통령이 2022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명령한 이후, 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적 관계를 포함한 관계의 르네상스를 과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할 미사일을 러시아에 공급했다고 주장하지만 양국은 이를 일축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의 실존적 전투에 갇혀 있다고 말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있어 김 위원장의 구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을 압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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