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기연습

미니멀 라이프실천하기

검토 완료

임경화(kyunghwa65)등록 2024.03.30 12:02
비우기연습하기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라이프 뭐 이런거 아니다.
진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너~무 비운것 같다.
50년이상 살다보니 내 물건이 많아졌다. 그리 사치를 한것도 아닌데 옷장 가득이다.

   지난해 봄. 친정엄마께서 천국 가신후 사후 정리를 내가 맡아서 해야했다. 93년을 사셨던 엄마의 세간이 단촐했다. 장롱에서 엄마가 입으셨던 옷가지를 정리하고 서랍장을 정리 하려는데 오래전 내 아들 딸이 할머니께 어버이날 써 드렸던 편지와 그림 ,내가 생신때 드렸던 현금봉투등 우리의 글씨가 있는 것은 모두 모아두신 상자를 발견했다. 그만큼 가족을 사랑하신 엄마의 속마음이 느껴져서 뭉클했다.

   그밖에 오래된  밑줄 그어진 성경책(빨간색연필)교회가방과 성미봉투 (엄마는 오래도록 성미를 떼서 교회에 드렸다)와 흩어진 사진들..
키우시던 화분은 그대로 두기로 하고 깨끗한 겉옷은 나눔했다. 싱크대 서랍 속엔 비닐봉투와 쇼핑백이 그렇게 많았다.  ㅎ 언젠가 쓸것같아 접어서가지런히 모아두셨는데 모두 그대로여서 음ᆢ

   갑자기 내가 나중에 천국가면 내 딸이 이렇게 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내 물건을 하나하나 만져 보면서 나를 추억하겠지.

   집에 돌아와 엄마살림과는 대조되는 너무 많은 살림들을 보면서 좀 덜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조금씩 자주 정리해 보자고.  먼저 몇십년씩 훈장처럼 모아둔 책들부터 매일 대여섯권씩 빼 냈다. 언젠가는 내 자녀들이 볼수도 있을거야하고 애정하던 책들,가로세로로 쌓여있는 책들을 꼭 갖고싶은 것만 놔 두고 삐내니 책장이 여유롭다.

   1년동안 한번도 입지 않은 옷들도 나눔할것과 버릴것을 구분해 빼내니 옷장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나 역시 엄마처럼 싱크대 제일밑  서랍에 있던 쇼핑백은 책을 넣어 재활용에 보냈다.

   오늘은 핸드폰에서 지우지 못한 필요없는 문자와 카톡친구도 정리했다.정신없이  스팸문자와 연락처만 저장하면 바로 카톡과 연동되어 나랑 별 안면도 없는 카톡친구도 가득했다.

   이렇게 조금씩 비우는 연습을 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 나도 단정해지겠지. 너무 복잡한 걱정들과 상념들도  좀 내려놓고 마음에도 쉴곳을 만들어야지. 오늘도 나는 비우기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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