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을 비난하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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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sanje0324)등록 2024.02.18 13:22
대한민국 축구가 흔들리고 있다. 팀의 주축인 손흥민과 이강인, 특히 이강인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비난을 받는 선수들은 경기력이 저하될 것이 뻔한데도 이강인에 대한 비난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게다가 손흥민에 대한 비난도 이강인의 골수 팬들이 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에 대한 비난이 이렇게 불붙는 게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게 뻔하다. 
클린스만은 요른단과의 준결승전의 패인의 요인으로 손승민과 이강인의 충돌을 꼽았다. 그 와중에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함께한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도 클린스만과 입을 맞춘 듯이 역시 선수탓을 했다.  선수단 분위기 와해가 마치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식이다. 그러나 선수단 분위기를 이렇게 몰고간 것은 클린스만을 비롯한 코치진이다. 
탁구게이트가 터진 것은 클린스만이 자율축구란 이름으로 탁구를 비롯한 선수들의 각종 행위를 방치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은 매일같이 탁구를 했다. 탁구뿐만 아니라 대단히 자유로운 활동을 제각기 했을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연장전, 호주와의 연장전을 거친 대한민국 대표팀은 체력이 바닥이 난 상태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탁구게이트가 터진 날의 훈련에서 대표팀은 극도로 저조한 컨디션을 보였다고 한다. 정상적인 코치진이라면 선수단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최선의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클린스만을 비롯한 코치진은 선수단의 컨디션 회복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방치를 했다. 그 결과 이강인을 비롯한 몇몇은 해오던 대로 탁구에 열을 올렸다. 클린스만이 이강인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에게 탁구치는 것을 제동걸어야 했으나 하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에 답답함을 느낀 손흥민은 클린스만 대신에 이강인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에게 탁구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선수단 컨디션 회복에는 나 몰라라 하는 클린스만이 휴식을 부드럽게 취하는 동안 선수단 컨디션 회복에 애가 탄 손흥민은 악역을 자처하여 이강인 등을 부르고 타일렀다. 
그러나 감독인 클린스만이 허용하는 탁구를 주장인 손흥민이 제동을 거는 것에는 당연히 불협화음이 예상된 터였다.  이강인 등으로서는 감독이 허용하는 데 주장이 허용하지 않는 게 정황상 납득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팀을 위해서 감독이 취하지 않는 조치를 가한 손흥민과 감독의 허락하에 자유시간을 누리고 있는 이강인 사이에서 대립이 일어난 것이다. 따지고 보면 클린스만이 조장한 상황에 손흥민과 이강인이 놀아난 셈이다.
여기서 탁구게이트에 불을 붙인 게 대한민국 축구협회라는 게 희한하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스캔들은 축구협회가 번지지 않게 하는 데 주력하는 게 원칙이다. 이러한 스캔들은 선수들 당사자들은 물론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 나아가 대한민국 축구의 인기 축소, 그 밖에 다양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축구협회는 이 스캔들이 보도되자마자 실시간 단위로 그 소식을 언론에 흘렸다. 심지어 그 소식은 사실이 아닌 경우도 빈번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이 탁구게이트의 정확한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고 선수들에 대한 극단적인 마녀사냥만 횡횅하게 만들었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분란이 전날 일어났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요르단전에서 승리할 수는 역량이  있었다. 고참선수들의 권고대로 이강인 선수를 선발에서 빼고, 그 자리에 체력이 비축된 양현준을 투입하고, 체력이 고갈된 손흥민 대신 오현규를 선발로 내고, 자신감이 떨어진 박용우 대신 박진섭을 내세우고, 역시 체력 문제가 큰 황인범 대신 홍현석을, 지친 설영우 대신 김진수를 내세우는 등 대대적인 선수 교체를 통해서 떨어진 팀 컨디션을 회복시킨 다음에 후반전에 손흥민이나 이강인을 투입했다면 어쩌면 다시 좀비 축구를 구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모두 투입시키는 무리수를 두는데 이는 전날 있었던 탁구게이트의 파장을 생각한다면 더욱 원통한 생각이 든다. 전날 다툼이 있었던 선수들끼리 호흡이 맞을 수 있었을까? 결과는 유효수팅 0개의 패배였다. 
클린스만이 아닌 다른 감독이었다면 요르단전 패배와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축구감독으로  클린스만이 있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처참한 패배를 당한 것이다. 
지금 이 클린스만은 그 패배가 자신의 책임이 아닌 선수들의 책임으로 돌리려고 기를 쓴다. 
지금 이강인이나 손흥민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클린스만의 꼭뚝각시가 된 것이 아닐까?  이강인이나 손흥민에 대한 비난보다는 이강인이나 손흥민의 잘못을 덮을 필요는 없지만 이강인이나 손흥민의 자신들의 잘못을 딛고 일어서게끔 용기를 주는 게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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