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을 혼낼 자격은 누구에게 있는가

우리가 혼내야할 대상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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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현(nymp21)등록 2024.02.17 10:53
2024년도 벌써 50일이 다되어 간다. 눈을 감고 올 한해 자신이 한 일을 돌이켜 보자. 당신의 상식에 비추어 몇가지 잘못된 일을 하였는가. 부모나 어른에게 예의없게 행동한 적은 없는가. 친구나 후배를 존중하지 않는 언사를 내뱉은 적은 없는가. 혹은 누구와 멱살잡이를 한적은 없는가. 하다못해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사소한 거짓말을 한적은 없는가. 한가지라도 잘못된 일을 한적이 있다면 그 일로 누군가에게 야단을 맞았는가. 아마도 상당수는 야단도 맞지 않고 제대로된 반성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야단을 맞았더라도 한두명에게 혼나는 정도였을 것이다.
불과 일주일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보물이라며 축구팬들의 사랑을 듬뿍받던 이강인 선수가 정확하게 팩트도 알 수 없는 국가대표팀 내부의 일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혼이 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장서서 기자들에게 기사거리를 던져주고 기자들은 기사거리를 받아 확대 재생산시키고 있으며 상당한 사람들이 이를 듣고 이강인 선수를 비난하고 훈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호는 커녕 적극적으로 이슈화 시키고 있으며 일부 기자들은 자극적인 기사를 통해 클릭수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이강인 선수의 훈육자를 자처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 얼마전 이선균 배우를 둘러싸고 벌어진 경찰, 기자, 유튜버, 네티즌들의 행태가 떠오른다. 자기이익을 위해 국민을 범죄자로 낙인찍게 방조 혹은 동조하던 경찰, 클릭수에 혈안되어 자극적 콘텐츠만 뽑아내는 기자와 유튜버, 확인도 안된 사실로 이슈를 떠들며 개인을 비난하던 네티즌들, 이 모든 것이 지금과 너무 흡사하다. 그 사건으로 우리 사회는 깨달은 것이 없는 걸까?
우리가 비난해야 할것은 이강인 선수가 아니다. 사실도 알기 어렵지만 무엇인가를 잘못했다면 국가대표팀 내부의 당사자들끼리 내부적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 젊은 선후배간의 작은 마찰일 뿐이고 국가대표팀 내부의 일일 뿐이다. 우리에게는 이 일에 연루된 어떤 선수에게도 비난하고 혼을 낼 이유도 자격도 없다. 
우리가 비난하고 혼내야 할 것은 국민의 지원을 받으며 국가를 위해 뛰는 선수들을 보호해야할 임무를 방기한 것을 넘어서 저격에 동참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에 대한 어떤 고민도 없이 자기장사에만 열중하는 기자와 유튜버들, 그리고 이들에 대한 동조자들이다. 이들을 방치하면 이번 사건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모든 사건에서 이들 혹은 또다른 누군가가 이번과 동일한 행동을 할 것이고 이들이 활개를 칠수록 대한민국은 더욱더 살기 피곤한 나라, 서로가 서로를 못살게 만드는 나라로 나아갈 것이다. 
혹시 2024년에 자신이 잘못했던 일을 만회하고 싶은가. 당장 시작하면 된다. 선수들의 일은 선수들에게 맡기고 이에 대한 비난을 멈추자. 혹시라도 대한축구협회나 자극적인 기사들에 반응하여 선수들을 비난하였다면 스스로 반성하자.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와 기자들이 다시는 사회적 분란을 야기하는 행동을 못하도록 따끔하게 혼내주자.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시민으로서의 소소한 역할로 우리사회에서 잘못된 행동과 잘못된 결과가 없도록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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