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58억의 비밀

한국 남자배구 샐러리캡은 왜 급상승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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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hotnov)등록 2024.01.30 16:24
   

2024 배구 올스타전이 많은 관중들과 함께 치러졌습니다(사진-코보) 2024 배구 올스타전이 많은 관중들과 함께 치러졌습니다(사진-코보) ⓒ 코보

 
2024 배구 올스타전이 많은 관중들과 함께 치러졌습니다(사진-코보)


지난 1월 27일 배구 올스타전이 열렸습니다. 삼산체육관은 관중으로 꽉 찼는데요, 프로배구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계로 지켜보았는데, 각 선수들의 프로필이 소개되는 가운데 자막으로 연봉을 밝혀두었습니다. 선수들의 역량을 볼 수 있는 데이터일 수 있겠습니다. 멋지고 능력있는 선수들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지켜보니 남자배구 여자배구 각각 연봉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자배구 선수들은 탑급이지만 3억 정도 선이고 남자배구 선수들은 대부분 5억 이상의 선을 받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왜 일어날까 궁금해졌습니다. 여자배구가 인기도 높고 국제대회수상도 많이 하고 관중수도 많고, 시청률도 높은데 말이죠.

국가대표선수 남녀차이 3배 - 66억과 22억
 

김연경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지만 연봉은 국내 6위에 머문다 ( ⓒ 코보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지만 연봉은 국내 6위에 머문다 (사진-코보)

배구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데 비해 국제대회에서의 기량은 아쉽습니다. 항저우 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남자배구 모두 초라한 성적을 거두자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6022799 (23.10.5) 를 보면 '몸값에 전혀 걸맞지 않은 실력'을 비난하고, 연봉을 비교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자 배구 선수 12명의 연봉은 총 66억 5800만 원이고 이는 1인당 5억 5000만 원 수준입니다. 여자 배구 선수 12명의 연봉은 총 22억 4210만 원으로, 1인당 약 1억 8700만 원입니다. 여자배구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뛰는 입장에서, 욕도 같이 먹는 입장에서, 연봉은 더욱더 억울할 듯 합니다. 66억과 22억 딱 3배 차이나는 군요.
배구의 여남 배구 연봉차는 샐러리캡이라는 제도로 인한 것입니다. 샐러리캡이란,  각 팀별로 선수들의 연봉액수는 어느 정도 액수로 제한을 둔다는 제도입니다. 지나친 경쟁을 배제하고 경기팀들 모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만든 제도라고 합니다.  현재 남자배구 샐러리캡은 58억이고, 여자배구는 23억 입니다. 여자배구에 비해 남자배구 샐러리캡은 2.5배에 이릅니다.
 2022-23년 배구연맹은 남자배구 샐러리캡을 36억에서 58억 대폭인상했습니다. 61%  상승입니다. 여자배구 샐러리캡은 23억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 액수로, 2년째 동결했습니다.  
지금까지의 국제대회 성적, 관중수, 시청률, 대중적인기 면에서 여자배구가 앞서고 있습다만, 연봉에서는 왜 이렇게 차이가 큰 것일까요? 왜 여자배구는 21년도에 올림픽 4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이듬해 
샐러리캡이 동결되어야 하는 걸까요?

남자배구 샐러리캡 58억, 61% 상승
 

배구샐러리캡 여자배구에 비해 남자배구 샐러리캡은 2.5 배입니다 ⓒ 이영미

 

남자배구 샐러리캡은 매년 상승했습니다.  특히 2022-23 시즌에는 58억으로 대폭상향 조정 되었습니다. 도데체 무슨일이 있었길레 이렇게 대폭상향 조정되었을까요? 반면 여자배구는 지난 3년째 동결되어 23억입니다. 샐러리캡 문제로2021-22 시즌에 MVP 양효진이 2억 페이컷을 하여 소란이 일어난 것을  떠올려볼 때,  여자배구 샐러리캡 3년 연속 동결은 놀랍습니다.  
 
2022-23 시즌 남자배구 샐러리캡 대폭상향으로 여자배구와의 차이는 35억의 차이가  습니다. 여자배구의 샐러리캡은 남자배구의 40%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남자배구 연봉 순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자배구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이는 한선수 입니다. 그는 10억 8000만원을 받습니다. 배구의 황제, 김연경 선수보다 3억 넘게 받고 있습니다. 연봉순위 10위 가운데는 대한항공 선수들이 4명이나 됩니다. 합계 32억 1500만원입니다. 여자배구선수 탑텐이 여러팀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과는 다른 쏠림현상이 심합니다. 우리카드와 삼성화재 배구단은 연봉 탑텐 선수를 1명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자배구와 달리 왜 이렇게 대한항공에 탑텐 선수들이 몰려있는 걸까요? 대한항공이 재원이 넉넉해서 가능한 일이고, 그러니 당연한 것일까요? 그러나 샐러리캡의 의미를 따져보자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됩니다.

대한항공 연봉총액 55억은 어떻게 가능했나?
 

조원태 배구연맹 총재이자 대한항공 구단주 조원태씨 (사진 - 코보) ⓒ 코보

 
샐러리캡에 대해 조금 생각해봅시다.
샐러리캡은 그야말로 샐러리(연봉)에 캡(모자)을 씌운다는 뜻입니다. 구단별로 연봉총액에 상한제를 두어 좋은 선수들을 선점하는 것을 막고, 좋은 경기를 펼치려는 목적입니다. 재정이 넉넉한 팀과 그렇지 않는 팀 사이에 선수확보로 인한 실력격차를 막고 리그를 활성화 할 수 있습니다. 즉, 샐러리 캡의 기본 원리는 리그에 소속된 팀 전체를  연합 단체로 보고, 서로 협력하며 발전하고자 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대한항공은 FA 선수가 발생할 때마다 모두 잡습니다. 높아진 연봉은 샐러리캡을 수정함으로써 가능한 것 아닐까요? FA시장이 열려도, 샐러리캡 대폭 수정하고 넉넉한 재정을 바탕으로 최고연봉의 우수한 선수를 4명이나 보유합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적은 두 팀에서는 우수한 선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모든 팀이 샐러리캡 58억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죠. 대한항공은 2023년 4월의 FA에서 대상선수 3명 모두를 잔류시켰고 연봉은 인상됐습니다. 각 구단별  연봉총액을 살펴봤습니다. 

- 대한항공  55억 
- OK금융그룹  37억 8800
- 우리카드 33억 7900
- 삼성화재 21억 6100

대한항공의 연봉총액은 압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구단 별로 연봉 총액 차이가 큽니다. 구단의 재정지원에 따로 연봉총액은 두배로 벌어집니다. 여자배구 선수단들의 연봉총액이 엇비슷한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지원하는 모 구단의 재정에 따른 연봉총액이 차이가 나는 것은 괜찮을까요? 재정이 좋은 회사이니 선수들의 연봉을 팍팍 올려줘서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가진 자의 자유일까요? 스포츠에는 룰이 있듯, 연봉에도 룰이 있습니다. 이 모두가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샐러리캡에 대한 합의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인지 남자배구단의 경우 샐러리캡의 의미를 무산시켜왔습니다. 다시한번 샐러리캡의 목적과 의미로 돌아가봅니다.

1. 각 구단별로 지나친 경쟁을 방지하고
2. 우수 선수 쏠림현상을 막는다
3. 이로써 리그전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4.상호발전을 돕는다

대한항공의 36억에서 58억으로 샐러리캡 대폭인상은 샐러리캡의 취지에 맞게 선순환 작용을 했을까요? 오히려 남자배구단 사이의 불균형을 가속화했고, 여자배구 샐러리캡과 2.5배 됨으로써 성별차를 격화시켰습니다.

대한항공의 23년 4월의 FA 뿐 아니라 21년, 22년 대부분의 FA에서 선수를 잔류시켰습니다. 선수들은 당연히 전보다 높은 연봉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그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던 선수들은 자동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샐러리캡의 대폭인상은 불가피해집니다. 높아진 연봉을 감당하기 위해 배구연맹은 남자배구 샐러리캡을 대폭인상 시켜온 것으로 보입니다.

배구연맹은 무엇을 하고 있나?

남자배구의 침체에 대해 자주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청률도, 관중동원도, 인기도 여자배구 보다 못합니다. 팀들의 선수간의 교류는 적고, 선수들의 멋진 스토리는 부족합니다. 우수한 선수들을 재정이 넉넉한 팀에서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승리팀이 어디일까 궁금하지않습니다. 스포츠의 흥미로운 점은 '이변' '돌발변수'입니다. 그러나 한팀의 독주로 3연패를 하고 있는 스포츠에 팬들이 관심이 갈까요? 배구연맹은 샐러리캡 룰을 혼탁하게 만든 대한항공에 왜 어떤 제재를 가하지 않는 걸까요? 네, 대한항공 구단주는 조원태씨는 배구연맹의 총재이기 때문입니다. 
 
'연맹'이라는 합의체는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강자가 판을 다 가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단체일 것입니다.  샐러리캡의 가파른 상승, 팀간의 불균형, 샐러리캡의 의미와 목적이 지켜지지 않을 때 연맹에서 중립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여자부와 남자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또 하나의 불상사 입니다. 이 모든 것을 중재할 책임이 배구연맹에 있습니다. 그러나 배구연맹 총재인 대한항공의 이익을 위해 샐러리캡의 의미를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배구연맹의 회의록을 찾아낼 수 없어서 어떤 과정을 거쳐 1년 사이에  남자배구 샐러리캡이 36억에서 58억으로 상향조정 됐는지, 왜 여자배구 샐러리캡은 23억으로 3년째 동결인지 그 과정을 알아내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결과만 두고 볼 때 재정이 풍부한 팀에서 다수의 우수한 선수를 한 것, 선수확보를 위해 샐러리캡 자체를 비상식적인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는 상상과 가늠이 가능합니다.

샐러리캡은 공정을 바탕으로 경쟁과 발전을 위한 룰입니다. 미국의 농구팀 연맹에서는 샐러리캡을 어길 경우, 사치세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즉 징벌적 벌금을 매겨서 팀간의  상호 균형을 유지하고, 리그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승자독식을 피하려는 것이죠. 그러나 한국의 배구에서는 공정의 룰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최근 배구팬들이 늘고 있고, 프로배구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불공정함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올해 봄, FA 시장에서는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남자배구가 여자배구의 시대착오적인 격차는 해소되어야 합니다. 배구연맹이 구단의 친목모임이 아닐 것입니다. 공정한 룰을 마련하고 스포츠정신에 거스른다면 배구연명은 배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배구 팬입니다. 국내 배구가 활성화되고 더 좋은 경기를 보고 싶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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