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윤복씨(2013년 사망, 전 법무사) 부인이 작성한 가계부 메모 일부. 백씨 가족이 김건희 여사 일가와 한때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였다는 근거로 법정에 제출됐었다. '명신'은 김 여사의 개명 전 이름이다.
이정환
석촌호수에서 거의 매일 같이 운동했다는 '최은순 패밀리'. 그 중 한 사람이 백씨 부인 가계부에 등장한다.
"12시경 최 회장, 김 원장 같이 워커힐 뷔페 점심식사."
"최 회장, 김 원장이랑 ○○의 날로 '아웃백'."
김 원장은 최씨의 오랜 사업 동업자로 알려져 있는 김충식 한국교양문화원 원장을 일컫는다. 그는 최씨와의 인연에 대해 기명 인터뷰를 통해 직접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최 회장의 남편과 알고 지낸 사이다. 최 회장의 남편은 (경기도) 양평군청 산림과장을 지낸 공무원이었다. 아주 오래 전에 함께 청소년 돕기 봉사활동을 하다가 남편을 먼저 알게 됐고 이후에 양측 가족끼리도 알고 지냈다. 더 가까워진 건 함께 사업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2021년 7월 30일자 <UPI뉴스>)
두 사람이 함께 한 사업은 다양했다. 우선 해사 채취 및 골재 판매업을 했던 충은산업 법인등기부에 이들의 이름이 나타난다. 두 사람은 2000년 6월부터 2017년 6월 회사가 해산할 때까지 대표이사 등을 나눠 맡았다. 또한 김 원장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운영했던 미시령휴게소 사업체 (주)미시령에서도 10년간 이사를 역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씨포아시아란 소프트웨어 사업체도 함께 운영한 적이 있다. 최씨는 2010년 6월부터 3년 간 이사로 재임했다.
엔씨포아시아 경우는 명인동산으로 이름을 바꿔 유지되고 있는데 현재 김 원장이 대표이사다. 사업 목적은 당초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 등에서 "국내외 문화컨텐츠 교류사업"으로 변경됐다. 문화예술사업체로 그 성격이 바뀐 것이다. 예술문화인으로서 김 원장의 이력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김 원장은 도예가로서 세상에 그 이름을 널리 알렸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자선도예전을 통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10여 년 동안 도와준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5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당시 <조선일보>는 "김씨가 전국의 각 기관장들로부터 받은 감사패만 40개가 넘는다"고 전했으며, <경향신문> 또한 "그는 현재 서울지검동부지청 소년소녀 선도위원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선도예가로서의 선행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김 원장의 인맥 또한 확장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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