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작품 드문 거장전? 스타 없는 아트테이너전? '명과기실 아트페어'

명동 한복판 호텔에서 열린 이색 아트페어, 기대와 다른 기획전에 실망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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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eugenephil)등록 2023.12.08 10:18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한 호텔에서 열린 아트 페어는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사람이 북적였다면, 또 다른 인사 사고가 일어났을지 모를 일이었다. ⓒ 하이라이트 미디어


  아트 페어(Art Fair)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갤러리가 연합하여 미술품을 전시/판매하는 행사'로 요약된다. 즉, 다수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갤러리나 개인이 한 데 모여 각자 소유한 작품을 어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판매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아트 페어는 규모 있는 갤러리, 혹은 규모 있는 전시 공간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야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그렇게 감상한 작품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에 이르게끔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명동 모처에서 진행된 아트페어는 다소 독특했다. 갤러리가 아닌, 호텔에서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장소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특수한 경우였다.

물론, 이러한 사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트나 슈퍼 등 유통가에서도 아트 페어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 작가의 전시작이 진행되면 실제 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호텔방에서 아트 페어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주목을 끄는 것도 어찌 보면 흥미로운 일이다.

공간적인 한계 극복 실패
작품 숫자 드문 세계의 거장전/아트테이너 참가 전무
명동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대한 '냉정한 평가'


다만, 호텔방의 구조 한계로 인하여 일반 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아트페어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로 다가왔다. 하다못해 스위트룸이라도 협찬을 받아 MVG 초청과 거장의 작품들만 빼서 그럴듯하게 전시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침대 위에 작품을 놓은 것도 모자라 욕실에도 작품을 전시한 장면은 그렇게 유쾌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 처음 아트 페어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낮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룸과 룸 사이를 지나는 공간적인 한계가 있어 이동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 또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전시 공간이 2개 층에 나뉘어 있다는 점도 공간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데 크게 한 몫 했다.
 

거장전은 거장들의 작품 자체가 드물었다. 특히, 피카소의 작품은 판화 사본임을 '굳이' 프랑스어로 표시했다. ⓒ 하이라이트 미디어

 
특히, 거장전이라고 해서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은 사본 판화였고, 미국의 케니 샤프(Kenny Scharf), 스위스의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작품도 딱 1개씩만 전시되어 있었을 뿐이었다. 이번 아트 페어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보인다'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유명 연예인들이 참가했다는 아트테이너 전 역시 작품만 보일 뿐, 그 작품을 그린 유명 연기자는 정작 나타나지 않고 TV를 통한 영상만 반복되어 재생되고 있을 뿐이었다.

피카소의 사본 판화에 대해 한 아트 디렉터는 "판화 자체를 전시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그 작품이 사본이라는 사실을 최소한 영어로 표시를 해 둬야 했는데, 왜 유독 피카소의 작품만 프랑스어로 표시됐는지 모르겠다."라며 이번 아트 페어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여기에 주최측에서는 이 아트 페어를 열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과 일부 초청 작가를 홀대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말하는 '주최측 갑질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의견을 듣고자 해당 대표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을 피하고 있어 그 진의를 파악할 수 없게 됐다.

글=하이라이트 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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