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 강력한 선발 3명 보유한 KT가 LG보다 우위

LG가 믿을 건 타격 뿐인데 과연 타선이 터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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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일(skystock)등록 2023.11.09 16:34
흔히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물론 야구라는 경기가 투수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당일의 선발 투수가 얼마나 좋은 투구를 하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아무리 타자들이 활발한 타격으로 많은 점수를 얻는다고 해도, 선발 투수가 그 이상의 실점을 하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가기 마련이다. 투수가 난조를 보이면 수비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수비수들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 부담은 타석에서도 이어져서 좋은 타격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격돌 중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우는 어떨까? 단적으로 봤을 때는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가 KT보다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보통 1위 팀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 체력적으로 강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2위 팀은 상대적으로 지쳐서 열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위 논리를 대입해보면 예상이 달라질 수 있다. KT 위즈는 강력한 선발 투수 3명을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무패를 자랑하는 쿠에바스, LG 킬러 벤자민,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무게감은 케이시 켈리, 최원태, 임찬규로 이어지는 LG 트윈스 선발보다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LG 트윈스에게는 올해 팀 타율 1위, 팀 장타율 1위, 팀 출루율 1위를 기록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강력한 타선이라는 무기가 있지만 대개 타격이라는 것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로 연결되는 보증 수표라고 볼 수는 없다. 타선이 터지면 어떤 투수가 와도 두렵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허무하게 경기를 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현재 한국시리즈 2차전을 치른 시점까지는 LG 트윈스의 타선이 아주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오지환과 박동원의 홈런 2방까지 터지긴 했지만 거를 타선이 없다고 평가받았던 정규 시즌과 비교해보면 아직 한참 못 미치는 상태이다.

3차전 선발 투수 예고를 보아도 KT의 벤자민이 LG 임찬규보다는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벤자민은 올 시즌 LG와 5경기에서 0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LG 타선을 완전히 압도한데 반해 임찬규는 4경기에서 6.61의 평균자책점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만약 벤자민이 정규 시즌처럼 LG 타선을 다시금 잠재운다면 KT는 3차전 승리를 기점으로 한국시리즈 향방을 KT 쪽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남은 경기에서 강력한 선발 투수인 고영표와 쿠에바스를 다시금 활용한다면 업셋 우승도 가능할 수 있다.

선발 투수를 3명이 아닌 4명으로 활용해 4번째 선발 투수가 나와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LG는 김윤식, KT는 엄상백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데 역시나 엄상백의 성적이 김윤식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LG는 유일하게 믿고 있는 타선이 터져야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는 것인데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잣대를 들이댔을 때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에 KT는 2위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음에도 우위로 평가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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