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마약 보도 이상한 점 셋

아직 확증되지 않은 피의 혐의로 벌써 <탈출> 영화 개봉까지 부정적?

검토 완료

이은희(gangmin)등록 2023.10.26 09:07
인기 배우 이선균이 마약 사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뉴스가 곳곳을 장식하면서 이상한 점이 몇 가지 포착되고 있다.

첫째는 보도의 초점이 사건에 가 있지 않고 이선균 개인에게 가 있다는 점이다. 워낙 언론 보도가 그렇다 치더라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이선균은 아직 정식 구속되지 않은 상태이며 해당 사건으로 이미 구속되어서 조사를 받고 있는 A씨로부터 협박을 받고 3억원이나 뜯겼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이선균과 A씨와의 어떤 개인적인 관계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 이선균이 마약성분이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바, 이 문제에 대해 이선균의 범법 행위 여부라든가 그 정도는 사실 아직 확증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사자의 방어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선균씨의 명예를 순식간에 추락시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수상한 점은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A씨는 익명으로 처리하면서 A씨의 진술 혹은 그 진술을 받아낸 검찰의 발언을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이선균 이름만 크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선균씨가 모른다고 한 재벌3세 황하나의 경우도 검색을 해 보아야 비로소 이름이 나오는 정도이며 대부분 익명화한 상태에서 보도되고 있다. 이선균이 단지 유명 배우기 때문에 익명 처리 할 수 없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L씨라고 처리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재산규모 극상위층만 모인다는 살롱의 직원인 A씨의 진술에 따라 이선균씨의 혐의사실이 거의 확증시된다면, 이른바 재벌3세 황하나씨를 비롯하여 다른 살롱 손님들도 마약을 투여했을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것이 보도의 상식일 것이다.

25일자 SBS <김태현의 정치쇼>를 보면 마약 사건으로 인해 살롱 직원 A씨는 구속되었다. 그런데 A씨보다 이선균씨를 클로즈업하는 보도 태도에는 무슨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마약 운운은 핑게고 혹시 이선균씨가 표적이었던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유아인과 이선균 모두 "좌파 좀비 연예인" 운운하는 이상한 리스트에 담긴 유명 연예인인지라 사소하게 넘어가기엔 걸리는 부분이 없지 않다.

세째는 23일자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선균의 혐의사실은 아직 검찰이 혐의사실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월 25일자 수요일 SBS <김태균의 정치쇼>를 보면 이미 이선균씨의 연예 활동의 종말을 예고하는 분위기가 재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무죄추정의 원리를 무시하고 검찰이 관리하는 증인의 증언에 따라 피의자 혐의 사실이 크게 보도되면서, 이선균씨의 출연 계약이 취소되는 것은 올해 칸느에서 비경쟁 부문 심야 영화 상을 받은 <탈출>(Project Seilence)의 개봉이 불확실해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만약 여기 든 세 가지의 이상한 점이 이선균에 대한 표적 수사라면, 검언 연합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 걸까?

우선 이선균이란 배우의 과거를 들여다 보았다. 이선균은 한예종 입학 당시 실제 연기를 보여야 하는 인터뷰 상황에서 형식적인 질문을 하는 교수님들을 비판하는 장면을 연출해 오히려 합격했다는 기억을 갖고 있다. 그 외에도 이선균이 지니고 있는 이미지와 연출력은 아직 확인되지도 않는 마약 투약의 혐의로 인해 그냥 송두리째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문화자산이다. 정말 한 사회가 이렇게 성급하게 한 배우를 이렇게 성급하게 매장해도 좋은 걸까? 아니면 어떤 숨은 목표가 있는 걸까?

혹시나 그것은, 어리석게도 <탈출> 개봉을 막기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한다. 2019년에서 2020년에 제작된 <탈출>의 다른 제목은 <Project Silence>, 즉 <침묵 프로젝트>다. "괴수" 영화라고 했지만 정확이 말하자면 주인공들은  "군견"의 공격을 받는다. 그리고 트레일러에서 들을 수 있는 중요한 발언, "청와대에서 승인한 그 프로젝트 아십니까, 이제 시작입니다"에 이어져 다리가 무너진다.

<탈출>은 정부가 조작한 참변에 관한 영화다. 정부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는 여러 참사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보인 태도에 분노한 사람들이라면 이 심야 영화 심심풀이 같은 영화 속에서 조금의 정치성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구속된 정범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하고 배우 L씨는 이선균으로 공개하며 칸느에서 찬사 받은 영화까지 개방 불가할지도 모른다고 앞장서서 나서며 파산선고 해 주려는 언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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