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라공화국 여권과 비자'국가개념 테마파크' 탐나라공화국에 들어가려면 입장권 구입 대신 여권이나 비자를 받아야 한다.
황의봉
남이섬의 성공비결을 듣자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다. 다시 탐나라공화국으로 돌아와 이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보자.
관람객은 탐나라공화국에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국가를 표방한 만큼 입장권 구입 대신에 여권과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1일 비자 1만 원(당일 입장료), 여권은 2만 원이다. 여권을 만들면 탐나라공화국 국민 자격을 얻어 1년간 언제든지 출입이 가능하고, 와서 뭐든지 할 수 있다. 장사를 해도 좋고 회의나 모임을 열 수도 있다. 또 이 나라는 국기와 애국가도 만들었고, 관광청장·문화청장·기상청장에, 국립중앙도서관장과 정신문화원장도 임명했다. 물론 명예직이다.
헌책도서관은 기증 도서 30만 권으로 꾸몄다. 미래에는 책이 점점 사라져 귀중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도서관을 지었다고 한다. 헌책 페어를 한 달 동안 열어 누구나 헌책을 들고 오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로부터 기증도 받았다. 도서관 건물을 짓다가 거대한 암반을 만나게 됐는데,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렸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 건물 모양도 변형됐고 내부로도 바위 언덕이 지나가게 됐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온 바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디언 추장의 모습이다. 이 형상으로 리더십 상징 로고를 디자인하여 다양한 리더십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다. 헌책도서관 서가 옆에는 여러 개의 침대가 놓여 있다. 책을 읽다가 졸리면 눈을 붙이라는 배려다.
업사이클 공간이자 작은 공연장으로 조성한 호롱궁을 보자. 쓸모가 없는 작은 돌산의 중앙을 파내고 폐자재를 활용해 만들었다. 벽을 장식한 모자이크는 모두 깨진 도자나 유리병 등으로 붙이고 바닥 장식재는 당구공, 볼링공과 핀, 몽골텐트 문살, 행사장에서 폐기한 송판 등을 재활용했다. 이곳은 도시재생사업 담당자들의 필수 견학코스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