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지에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시작된 지난 4월 18일, 공사장 앞에 돼지 머리가 전시되어 있다.
뉴스민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갈등은 뜨거웠다. 대구 이슬람 사원 신축을 둘러싼 대구 사회 이야기다. 기원은 깊다.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에서 소멸 위기의 문턱에 선 지방대학은 유학생 유치로 살길을 찾았다. 여기에 부족한 노동력 수요까지 맞아떨어졌다. 중국을 비롯해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 결과, 외국 유학생은 계속 늘었다.
당연히 이슬람 유학생도 늘었다.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씩 의무적으로 기도를 한다. 이슬람 유학생이 많은 경북대 학생들은 길을 가다가도 기도하는 무슬림 유학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학교 인근에 집을 빌려 함께 기도하다, 인원이 계속 늘자 경북대가 있는 대구시 북구 대현동에 이슬람 사원을 신축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처음에 새로 짓는 건물이 유학생 숙소인 줄 알았다. 그런데 2층짜리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 보수 기독교계가 결합하면서 갈등은 종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일부 주민이 이슬람에서는 금기하는 돼지머리를 공사장 앞에 가져다 놓고 삼겹살 파티를 열면서 외신도 보도에 나섰다.
주택가 이슬람 사원 문제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대립, 타인종에 대한 혐오 문제로 번졌다. 지난 5월에는 전광훈 목사 등 극우 개신교 목사들이 독려한 '국민이 먼저다! 대구 대현동 주민 보호, 국민주권 침해 규탄 5.20 국민대회 및 기도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구시와 법원은 이슬람 사원 건축이 합법이라고 확인했지만, 공사는 예정일을 훨씬 넘겨도 준공을 못 하고 있다. 뿌리 깊은 상처와 갈등의 골을 만들고 있는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 정말 해법은 없을까?
대화가 힘을 갖는 합리적 소통의 자리를 만드는 '대담한 대화' 프로젝트는 그 첫 번째 기획으로 지난 1일 대구 지역 언론 <뉴스민>과 함께 '이슬람 사원 해법 모색을 위한 대담한 대화'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슬람 사원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대구NCC) 인권위원회 총무 박성민 목사, 경북대 내에서 이슬람 혐오 반대 운동을 펼친 경북대 사범대학 김상천 학생, 지난 6월 20일 보수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포럼에 참여한 법무법인 우리들 박상흠 변호사, 이슬람 전문가인 감신대학교 박성수 교수(부산 온누리교회 목사)가 참여했다. 그날의 대화를 요약하고 재구성해 싣는다.
정당한 주거권 요구인가, 인종적·종교적 혐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