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완화 덕에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지난 4월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두 달 연속 오르고 상승 폭도 커졌다.
연합뉴스
헨리 조지가 제시한 패러다임에 비추어 오늘날 한국 사회를 진단하면 어떻게 될까? '촛불혁명'으로 부패한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민주 정부를 수립하자, 전 세계는 대한민국을 주목했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남북한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노력은 각광을 받았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처럼 떠올랐다. 때마침 K-컬처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코로나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면서 한때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글로벌 대통령'으로 칭송받기까지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찬란했던 민주국가가 순식간에 박정희·전두환 치하의 독재국가처럼 변했다. 군인들이 총칼을 사용해 쿠데타를 일으킨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현 정권의 집권 과정에 불법과 무력이 동원되지도 않았다. 민주주의의 형식적 절차가 훼손되지 않았는데도, 정권의 성격이 급변했으니 국민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헨리 조지에 따르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일은 너무도 쉽게 일어난다. 원인은 바로 불평등에 있다.
그러고 보니 문재인 정부는 외형상 화려해 보이는 일에 몰두하느라 사회 안에서 불평등이라고 하는 암종이 자라나는 것을 방치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5년 동안 부동산값은 역대 정부 최고로 폭등했고, 한 곳의 투기를 잡으면 다른 곳으로 번지는 풍선효과는 역대 정부 최다로 발발했다. 부동산문제로 인한 불평등은 노력소득의 격차로 인한 불평등에 비해 국민의 도덕성에 훨씬 나쁜 영향을 끼친다.
생산적 투자에는 관심 없이 비업무용 땅 사재기에 올인하는 기업, 대출받아서 갭투자 하는 데 관심과 정력을 다 쏟은 회사원, 부동산 특강 강사를 따라 아파트 사냥 투어에 나섰던 부녀자,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을 매입한 2030 세대, 건물주가 꿈인 중학생 등이 한때 우리 사회의 상징처럼 떠오른 것을 떠올려 보라.
부동산 과다보유자들과 토건족들은 희희낙락했고, 부동산 투기의 바람에 올라타지 못한 사람들은 원인을 따지지 않은 채 불만을 품고 부글거렸다. 우리 사회 다수의 사람들이 정의와 자유를 실현하고 국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촛불 정부의 실력자들도 매일매일의 지지율 동향에 전전긍긍하면서도 개혁적 부동산 정책을 과감하게 펼치는 데는 소홀했다.
찬란했던 민주 정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