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오염수 관련 일일브리핑, 뭔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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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으로여는세상(4cham__edu)등록 2023.06.27 15:08
최근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하여 매일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의도를 듣고 보니 이게 맞나 싶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15일 일일 브리핑을 열며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우려가 커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듯합니다.

실제로 정부가 일일브리핑에서 보이는 언행은 일본을 감싸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같은 15일, 박 차장은 ALPS 처리 뒤에도 기준치의 최대 2만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다는 보도에 대해서 "저장탱크 내 스트론튬 농도 최대값이 리터당 약 43만3천㏃(베크렐)이 검출", "한국 배출 기준인 리터당 20베크렐에 비하면 약 2만배에 해당하는 수치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일본이 다시 정화한다고 했기 때문에)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수가 그대로 방출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정화 작업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가운데, 정화를 거치고도 매우 높은 수치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검출된다면 이를 우선적으로 국민들에게 공유했어야 함에도 정부는 질문이 나온 후에야 답변을 했습니다. 또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도 '엄밀하게 감시하겠다'는 태도보다는 '일본이 다시 정화한다고 했으니 괜찮다'는 투의 답변입니다.

이후의 일일브리핑에서도 문제가 드러납니다. 정부는 16일 브리핑을 통해 'ALPS 고장 사례는 8건'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1일 브리핑에서 도쿄전력으로부터 확보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도쿄전력이 제출한 8건의 고장 외에도 최소 4건의 추가 고장이 더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는 도쿄전력 홈페이지에도 업로드 되어 있어 쉽게 확인 가능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로만 판단하거나 혹은 확인했음에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입니다.

일일브리핑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 측은 '비슷한 사례이기에 하나의 사례로 본 것'이라고 합니다. 정부 말대로 비슷한 사례라 할지라도 같은 고장이 한 번 난 것과 네 번 반복해서 발생한 것은 매우 다릅니다. 이처럼 데이터의 신뢰성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다른 고장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된 적 없는지'에 대해 일본 측의 자료를 요구하고 끊임없이 검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비슷한 사례기에'라며 일본 측을 두둔하고 나아가 '건수가 아니라 사례로 조사중이다. 건수로 하라고 하면 우리는 다시 해야 한다'는 식으로 불만을 표하기도 합니다.

도쿄전력은 과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멜트다운이 아니라 했다가 5년 만에 실토하고, 이번에도 고장 여부에 대해 보고를 확실히 하지 않는 등 그 문제점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엄밀한 검토나 검증을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도쿄전력의 자료'라는 말을 계속해서 언급하는 등 신뢰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일일브리핑 첫 날 밝힌 것처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일일브리핑의 취지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우려 불식은커녕 윤석열 정부에 대한 우려까지 키우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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