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정책은 그만! 6.15 공동선언을 돌이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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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으로여는세상(4cham__edu)등록 2023.06.15 16:56
6.15 남북공동선언(이하 6.15 공동선언)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2000년 6월 13일, 비행기를 타고 평양으로 건너간 김대중 대통령은 공항까지 마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합니다. 두 정상은 총 다섯 개 항으로 이루어진 선언문에 합의, 서명해 남북관계가 나아갈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6.15 공동선언은 '자주적'인 통일 노력, 통일 방법에 대한 공동의 이해, 남북간의 경제적‧문화적 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이 한반도에 가져온 파장은 엄청났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금강산의 경치를 구경하며 통일에의 희망을 키웠습니다. 남북의 노동자와 농민들이 평양에 모여 얼싸안고 기념대회를 열었습니다. 종교인들은 남북 교회와 성당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예배를 드렸고 남북의 문학인들은 백두산에서 시 낭송을 하며 서로의 서정을 공유했습니다. 개성에서는 남북 노동자들이 손발을 맞춰 일했습니다. 이처럼 6.15 공동선언을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남북은 십 수 차례에 달하는 장관급, 실무자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때로는 치열한 대화도 벌어졌습니다. 오랜 기간 서로를 적대하며 단절되어 살아왔기 때문에 통일방안과 남북이 마주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남북 양측의 수많은 계층과 사람들의 교류는 한반도에 만연했던 전쟁의 기운을 걷어냈습니다.

어떤가요? 현재 시점에서 보면 꿈같은 일들이라고 생각되시지 않나요? 하지만 이건 꿈이 아니라 분명한 현실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어떤가요? 지난 5월 31일, 서울시의 경계경보 오발령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습니다. 그날 아침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짐을 챙겨 도망 나오기도 했고, 몸이 불편한 가족들을 부축해 피난을 준비하느라 전전긍긍했으며 아무 말 없는 서울시의 경계경보 발령에 불안감만 키우며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지금의 한반도가 얼마나 위험천만한지, 우리의 피부에 와닿는 전쟁위기가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윤석열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전범 상징인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함과 함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훈련'을 진행했고 5월 말부터 미국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서를 개정하며 북한을 향한 적대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실었습니다. 힘에 의한 평화를 부르짖은지 1년, 과연 한반도에 평화는 찾아왔나요? 북측의 비난,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의 무력시위 등을 마주하며 동북아시아 지역의 갈등 수위만 높이고 있는 꼴이 되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6.15 공동선언이 담고 있는 가치와 불러온 일들을 곱씹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힘에 의한 평화"는 요원하지만, 6.15 공동선언은 한반도에 실제로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통일을 그려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상대방을 적대국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통일의 파트너로 삼아야 합니다. 적대정책과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합니다. 자주 왕래하며 협력의 관계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곧 길이다"라는 말은 현재의 한반도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6.15 공동선언의 의미를 지켜내고 이행하는 것이 평화의 길에 올라서는 단 하나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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