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일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면

[빠띠가 보는 '노동과 민주주의'] 노동 논의, 재밌고 의미있게 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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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협동조합 빠띠(particoop)등록 2023.05.16 16:28
우리는 왜 일을 할까요? 보통은 '먹고 살기 위해(돈을 벌기 위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실제 어느 정도는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 같아요. 하지만 '돈이 전부'라는 명제에는 고개를 끄덕이기가 어렵게 느껴집니다. 일로 맺는 관계, 일로 얻는 성취감은 때때로 돈을 잊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물론 다르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죠? 이처럼 '일이 무엇인지, 왜 일을 하는지'에 대한 답은 무궁무진합니다. 100명에게 물어보면, 100개의 답이 나올지도 몰라요. 다양한 일터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일하고 싶어합니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분은 없을 거예요. 오늘 이 글에서는, 함께 머리 맞대고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이들의 사례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빠띠가 보는 노동과 민주주의 -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청년 조합원이 만드는 일터와 노동조합의 조직문화, 'BLAH in the 공청'

2021년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하 공공운수노조)은, 청년 조합원이 일터 혹은 노조 내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노동 문제와 필요한 변화를 이야기 할 수 있는​​ 'BLAH in the 공청'이라는 공론장을 운영했어요. 이를 통해 조합원들과 새로운 소통 방식을 실험하고, 산발적이고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던 논의의 장을 조직 내부로 끌어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려 했는데요. 조직문화, 임금격차, 노동조합의 역할 등 주요 논의 의제를 정해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보다 풍성한 논의를 위해, 공론장 행사 전에는 사전토론 콘텐츠를 온라인 플랫폼에 게재하여 조합원들의 의제 학습을 도모하기도 했는데요. 부득이한 사정으로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은 사전토론 게시글에 댓글과 공감을 남기면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Blah in the 공청' 온라인 플랫폼 -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일터에서의 내 권리 찾기, '일하는 서울시민 노동톡Talk'

2021년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일하는 시민이 자신의 노동 경험과 문제를 나누고 함께 대안을 찾아보는 '일하는 서울시민 노동톡Talk'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여성/성소수자, 청(소)년/노인/장애인,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30인 미만의 노동사업장 등 그동안 노동 관련 논의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고자 했는데요. 대상/의제별 공론장 행사를 진행하고, 사전토론 콘텐츠를 온라인 플랫폼에 업로드해 참여자들이 의제에 대해 미리 학습하고 투표와 댓글로 토론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1차 온라인 사전토론 - 1차 공론장 행사 - 2차 온라인 사전토론 - 2차 공론장 행사'의 과정으로 논의가 단계적으로 숙성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했습니다. '일하는 서울시민 노동톡Talk'은 지방정부 차원의 노동정책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는데요. 논의 결과는 서울시 노동정책에 참고 자료로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일하는 서울시민 노동톡Talk' 온라인 공론장 -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집단지성의 힘으로 노동 문제 대안을 찾다, '플랫폼 노동 건강 아이디어톤'

대리운전, 퀵서비스, 가사관리, 배달서비스 등 플랫폼 노동은 우리의 일상에 굉장히 깊숙하게 들어와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플랫폼 노동자들은 정부의 각종 보호체계에서 비껴나 있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년 연세대 긱업스 연구팀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노출된 플랫폼 노동자의 건강 증진을 위한 아이디어톤(참여형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아이디어톤은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논의하여 결과물을 도출하는 해커톤 형식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당사자인 플랫폼 노동자, 의료/노무/법률/보건 분야 전문가, 시민이 하루를 함께 보내며 아이디어를 모으고 대안으로 발전시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집단지성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플랫폼 노동건강 아이디어톤 -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내 고향에서 꿈을 펼칠 수 있다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청년위원회

지역소멸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립니다. 특히 많은 지역이 인재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설사 지역에 남는 청년이 있다고 하더라도,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에 부딪혀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요. 2021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청년위원회(이하 청년위)는, 광주/대구/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등에서 당사자인 지역 청년들과 함께 지역의 노동 문제와 대안을 찾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공론장 행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었는데요. 본 행사에 앞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 도구 활용 교육, 관련자료 배포 등을 진행했습니다. 공론장이라는 문화가 아직 낯선 분들을 위해 디지털 투표 플랫폼을 활용해 문턱을 낮추려고도 했는데요. 덕분에 참여자들은 쉽고 편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습니다.

 

광주 청년들과 함께한 지역 일자리 공론장 -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네 가지 사례, 모두 잘 살펴보셨나요? 눈치채셨겠지만, 모두 빠띠가 함께 기획하고 진행했던 공론장입니다. 네 공론장은 다루는 의제도, 참여주체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답니다. 발견하셨나요? 빠띠는 모든 공론장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에, 아래의 공통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보통 '노동 문제'라고 하면, 대립이나 투쟁 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노동 관련 논의도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① 보다 더 나은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한다.
-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당사자의 참여 보장
- 다양한 관점을 위한 시민, 전문가 등의 참여 보장

② 보다 더 많은 참여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다.
- 온라인 공론장 플랫폼 빠띠 믹스를 활용하여 사전토론 및 의견수렴
- 온라인 투표 플랫폼 빠띠 타운홀을 활용하여 참여의 문턱 낮춤

③ 더 풍성한 논의를 위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 온라인 공론장 플랫폼 빠띠 믹스를 활용하여 사전정보 제공
- 디지털 도구 활용 교육, 의제 관련 자료 배포

④ 평등하고 안전한 대화와 숙의 환경을 만든다.
- 참여자 모두의 참여를 독려하며, 평등한 발언권 제공
- 그라운드룰을 함께 정하고, 그에 따라 토론하며 안전하게 대화

처음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일터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일을 합니다. 하지만 행복하게 일하고 싶은 바람은 매한가지입니다. 여러분은 노동에 어떤 행복을 녹이고 싶으신가요? 이 당연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자리가 하나둘씩 늘어나면 대안과 실천으로 이어지고, 언젠가 우리 모두가 행복한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빠띠가 보는 OOO의 네 번째 주제는 ‘노동과 민주주의’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대부분 노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노동은 생계와도 이어져 있다보니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요. 삶의 여러 요소를 결정짓는 노동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고, 또 얼만큼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더 나은 노동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네 편의 연재글을 읽으신 후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과 공감 등으로 나눠주세요!

이 글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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