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원 지원에 회원들 초본까지 내라?

금천구 비롯 지자체 독서동아리 지원하며 회원들까지 제출요구

검토 완료

이성호(gcinnews)등록 2023.04.17 14:10
주민들, 회원명단도 제출하는데.. 초본은 '과도한 요구'

금천구를 비롯해 서울 지자체 일부가 30~50만원 가량의 지원 명목으로 동아리 회원들의 주민등록 초본까지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천구는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관내 주민 5인 이상으로 구성하여 5회 이상 활동할 수 있는 70개 독서동아리에게 지방보조금 30~45만원을 동아리 강사비 등으로 지원한다고 공고했다. 지원자격은 5인 이상이어야 하며, 관내 주민 또는 직장인이 2/3이상이어야 한다.

구는 동아리가 제출한 명단에서 금천구 주민이 2/3이상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주민등록 초본을 요구하고 있다. 영등포구도 동아리당 80만 원 상당을 지원하며 소재 직장인이거나 구민 70%이 필수로 구성되어야 하며 재직증명서나 초본으로 증빙해야 한다며 아예 공고문에 넣었다. 금천구청 담당자는 "구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고, 구민 여부를 확인할 방법으로 주민등록 초본 요청하고 있다. 전체회원이 아니라 2/3이 구민인 것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다.  주민번호 뒷자리는 없이 발급받고, 주소도 '서울시 금천구'만 나오면 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동아리가 40만 원 정도 지원받자고 주민등록 초본까지 제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2022년 영등포구청 독서동아리지원사업 공고문 2022년 영등포구청 독서동아리지원사업 공고문 ⓒ 이성호

 

 
금천구의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은 '동네방네 책 읽는 도시 금천을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책 읽는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서울의 대도시의 '도시권'을 주민등록상 주소지나 직장의 행정단위로 축소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금천구를 살다 인근 관악구, 구로구, 광명시로 이사를 가는 경우에도 기존의 동아리나 모임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금천구에서 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 게다가 회원명부를 제출했음에도 주민등록 초본을 또 내라는 것은 주민들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묻어난다. 대표자는 이해할 수 있지만 회원들 중 일부의 주소지가 금천구가 아닌 것이 독서문화의 향상과 무슨 상관일까?

다른 대안도 있다. 경기도 화성시는 70만 원 상당 지원하며 동아리 대표자는 반드시 주민등록상 화성시민이어야 하고, 회원들은 화성시립도서관 회원이면 된다. 화성시립도서관 회원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본인인증만 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관악구는 자격조건이 관내 거주 회원 5명 이상이면 된다. 동작구 역시 독서동아리 등록제를 통해 동작구에 등록된 독서동아리로 동작구 거주, 재직, 재학 중인 5인 이상이거나 또는 동아리원 50%이상이면 신청가능하다.
 

전국책읽는 도시협의회 2023 정기총회 지난 4월3일 금천구청에서는 전국책읽는 도시협의회 2023 정기총회가 개최됐다. 금천구는 올해 회장도시다 /제공 금천구청 ⓒ 금천구청

 
올해 금천구는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의 회장도시다.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는 2018년부터 전국 책 읽는 도시 상호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함으로써 독서문화를 확산한다는 취지로 창립해 전국 28개 자치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 4월 정기총회를 갖고 올해 실무진 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5월에 개최하고, 9월에는 올해 특화사업으로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한 북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회원들의 주민등록 초본까지 요구하는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을 통해 독서문화가 얼마나 확산될까 의문이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마을신문 금천in에 동시 게시됩니다.
www.gcinnews.com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