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도 모르는 도시브랜드, 또 왜?

이사 오고 싶은 금천, BI 보고 이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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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gcinnews)등록 2023.03.20 13:00
금천구 2007년 개발 '눈부신 금천' 1억 5천만원 들여 새 BI 개발 착수
 
금천구가 새로운 도시브랜드(BI, Brand Identity)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금천구의 도시브랜드는 2007년 만들어진 '눈부신 금천'이다. 금천구는 작년 10월 실시한 도시이미지 인식조사 결과 인지도가 낮게 나타나, 향후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만들어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금천구 bi 2007년 부터 사용하고 있는 금천구 BI ⓒ 금천구청

   

BI를 기억하는 구민은 누가 있을까? 그러면 타 지자체의 다른 구민들은 누가 알까? 그래도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관심이 높은 본 기자도 금천구 로고나 간신히 알고 있을 뿐 서울시 24개 타 자치구나, 223개 전국 지자체 중에 생각나는 BI는 없다. 그런데도 개발에만 1억 5천만 원이나 들여야 할까? 개발이 완료되면 각 종 홍보물, 차량 도색 등에 다시 혈세가 들어가야 한다.
 
유성훈 구청장은 "역사적ㆍ경제적 가치에 걸맞은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해 '명품 도시', '이사 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BI와 로고를 바꾼다고 이사 오고 싶은 도시가 되지는 않는다. 글과 말로만 만들어진 도시브랜드에는 힘이 실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보고 그 지역에 가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 가치에 맞는 문화와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가 있을 때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시기도 문제다. 유성훈 구청장은 이번이 재선이다. 앞으로 3선에 도전할지는 알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초선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BI를 만든다. 지난 11월 금천구의회 고영찬 구의원(가산,독산1동 국민의힘)은 "다들 그럴싸하다. 그런데 보통 배포하고 만다. 서울시라고 해서 다른가? 다른 자치단체가 해서 크게 변한 게 뭐가 있나? 금천이라고 해서 다른 적이 있었나?"며 사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낸 바 있다.
 
서울시도 도시브랜드 변경으로 몸살이다. 서울시는 2006년 'HI, SEUOL'의 브랜드를 이용하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기간 인 2019년 'I.SEOUL.U'로 변경했다. 브랜드 개발에만 8억 원이 들었고, 교체비용이 또 들어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작년부터 변경작업에 착수해 지난 2월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과 '서울포유(seoul for you)'를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했고, 4월에 최종 브랜드를 발표할 계획이다. 반면, 뉴욕시는 'I♥NY'(아이 러브 뉴욕)을 1977년 이후 45년간 사용하고 있다.
시민들 입장에선 '하이 서울'이나 '아이 서울 유'나 '서울 마이 소울'이나 별 의미가 있을까? 뉴욕, 파리, 도쿄, 런던을 도시브랜드만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도시를 방문했을 때 이미지와 문화, 체험을 통해 그 도시를 기억하게 된다.

   

서울시 비아이 서울시가 2019년 만든 브랜드, 작년부터 새로운 브랜드 개발에 착수했다 ⓒ 서울시청

    

서울시 도시로고 투표 서울시가 지난2월 새로운 도시로고 선호도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 이성호

       
금천구는 ① 기초조사를 통한 개발전략 수립 ② 금천구 브랜드개발 추진단 구성 ③ 금천구 정체성 및 핵심가치 도출 ④ 도시브랜드(BI) 후보안 개발 및 최종안 선정 ⑤ 도시브랜드 선포 및 확산 등 크게 5단계에 걸쳐 브랜드를 개발‧확산해나갈 계획이며, 개발과정에서 분야별 집단 심층면접(FGI), 토크콘서트, SNS 투표 등 소통창구를 활용해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한다. 2024년 1월에는 '도시브랜드 선포식'을 시작으로, 구민 참여 캠페인, 기념품 제작 등 각종 콘텐츠 생산을 통해 금천구의 새 이미지로 적극 확산할 계획이다.
올해 금천구 예산이 7천억이 넘었다. 최근 예산의 흐름을 쓸 곳이 늘어 예산이 증가했다기보다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각종 세금으로 수입이 늘어나니 지출도 증가하는는 형국이다. 제대로 된 예산 설계와 집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마을신문 금천in에도 동시에 게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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