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시동생, 그리고 남편의 후배가 경량 목조주택 벽체를 세우고 있다.
노일영
우리가 49.59m²(15평)짜리 경량 목조주택 한 채를 완성하기까지는 거의 6개월이 걸렸다. 2층을 다락방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장기 공사라 할 수 있다. 관련 업계 종사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고비용·저효율의 신세계를 열어젖힌 것이나 다름없다.
15평이라면 전문 목수들이 1달이 지나기도 전에 완공했을 정도의 규모다. 하지만 비전문가인 나와 남편, 그리고 시동생과 남편의 후배가 무턱대고 덤벼들어 만든 결과물이라, 6개월 만에 끝낸 것도 사실은 기적이라 할 만하다.
생초짜에 불과한 4명의 손으로 만든 집 한 채. 집 하나를 지을 때까지 손과 몸을 쓰는 것보다 말싸움하느라 입을 더 많이 사용한 것 같다. 아침에 작업이 시작될 때마다 4명 모두 중구난방으로 의견을 마구 쏟아내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집이 점점 바다로 내려앉아 침몰하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사실 남편이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4명 중에 경량 목조주택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은 남편뿐인데,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남편은 늘 갈팡질팡 헤매기 일쑤였다.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남편은 그다지 믿음직한 리더는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경량 목조주택 시공 기술을 가르치는 곳에서 고작 3개월을 배우고, 집을 짓겠다고 달려들었으니 말이다. 남편이 아는 거라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전부인데, 다들 잘 알다시피 학교와 현실 세계는 아주 많이 다르지 않은가! 그렇다고 쳐도 남편의 현장 대처 능력이나 응용력은 솔직히 정말 터무니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각양각색의 난관을 헤치고 집을 완성할 수 있었던 건 남편의 후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후배인 영대는 예전에 실내 인테리어 일을 해본 터라, 집을 짓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재빨리 해결책을 내놓곤 했다. 그러면 그다음에는 늘 정해진 패턴대로 사태가 흘러갔다.
손재주 없는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