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의 이야기 01] 핫팩은 선물이 아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준 핫팩의 열기에 고양이는 화상을 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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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희(harmoniavis)등록 2022.12.28 09:17
 

눈이 쌓인 겨울 나무 산책길 ⓒ Pixabay (NickyPe)

 

어느덧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춥게 느껴지는 올해 겨울은 사람에게만 차갑지 않습니다. 함께 산책하는 강아지도, 실내에서 돌아다니는 반려동물도 겨울이면 추워서 난방기 앞에 모여듭니다.

길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겨울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바람이 잦아드는 공간을 찾아도 마실 것이 문제가 됩니다. 얼어있는 눈을 먹고, 그 과정에서 다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따금, 길고양이를 위해 핫팩을 두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밥과 물을 챙겨주듯이, 평소 고양이가 지내는 장소에 핫팩을 놓습니다. 따뜻한 핫팩이 있으니 고양이도 덜 추울 것이라는 생각에 놓고 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이 배려는 독이 됩니다. 고양이가 다치는 원인이 되기에 그렇습니다.


핫팩에는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사용하라는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특히 내의에 부착하는 형태의 핫팩은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저온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의 설명에 따르면,
저온화상은 40도에서 60도 정도의 온도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되어 생기는 화상을 말합니다.

지속적으로 열에 노출되면 해당 부위가 붉어지며 간지러움을 느끼게 되고 피부에 색소침착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상태를 방치할 경우 통증을 느끼면서 수포가 생기거나, 심하면 피부 괴사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지내는 곳에 핫팩을 그냥, 혹은 조금만 덮어서 놓고 가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낮은 온도와 짧은 시간에도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40-44도 정도의 온도에도 서너 시간, 더 높다면 한 시간만 지나도 위험합니다.

저온화상은 열기를 느끼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알아서 피하지 못합니다.
추운 곳에서 따뜻함을 찾다가 크게 다치게 됩니다.


따스한 마음으로 고양이의 겨울나기를 도우고 싶으시다 해도,
그 열을 핫팩으로 직접 전달하는 것은 피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겨울 눈을 밟는 고양이 ⓒ Lepale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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