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20년 만에 헤어진 동생을 만나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박 서방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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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언(byisland)등록 2022.12.24 15:01
    지난달에 내 칠순을 기념하고 손녀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아내와 함께 호주를 시드니를 다녀왔다. 또 하나의 여행 목적은 20년이 넘게 헤어져 소식을 모르는 친 동생을 찾기 위해서였다. 내 동생은 호주의 최대 관광지인 골드코스트에서 택시 운전을 한다는 소식만 들었지 20년이 넘게 그렇게 찾으려고 애를 썼지만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았다. 호주 경찰, 호주 대사관, 그 지역 여행사에게 연락을 했지만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시드니와 골드코스트 거리는 950km 정도로 동생을 찾기 위하여 며칠을 머물 생각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려고 하니 아내와 아들은 혼자 가는 것을 결사반대하였다. 여기가 한국인 줄 아느냐고 영어도 못하면서, 핀잔을 주었다.
 

세계3대 미항 시드니 분주한 시드니 항구 ⓒ 이재언

 
    그래서 하루를 미루고 있다가 기어코 비행기를 타고 골드코스트 공항에 내려 택시 기사들에게 동생의 소재를 물어 보았다. 그런데 1시간도 못되어 동생의 거주지를 알아냈다. 공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어느 인도인 기사가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서 동생이 청소를 한다고 주소를 적어주었다. 주소를 가지고 찾아가보니 오전 시간에 1층에서 청소를 하는 중이었다. 실향민도, 이산가족도 아닌데 정말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보니 너무 기뻐서 눈물이 막 나왔다. 나는 어떤 문제이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사전에는 문제란 단어 자체가 없다. '서울에서 박 서방 찾기'란 말이 있다' '넓은 호주 땅에서 영어를 못하는 내가 동생 찾기'란 말이 어떤가? 서울에서 박 서방 찾기보다 아마 더 어렵지 않겠는가?
     

호주 최대의 관광지 골드코스트 인파로 가득한 골드코스트 해수욕장 ⓒ 이재언

       동생과 헤어진 사연은 다음과 같다. 20년 전에 동생은 시드니에서 택시 운전을 하면서 잘 살았다. 택시 7대와 호주 달러 10만 불짜리 집에서 살았다. 동생 덕분에 나는 두 명의 아들이 시드니로 5년 동안 유학을 한 덕분에 작은 아들은 시드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호주 영주권자로 지금은 페인트 공으로 사업을 잘 하고 있다. 첫째 아들은 호주 UNSW 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하였다. 이 아들이 공군 통역 장교를 거쳐서 지금은 현직 외교관으로 일하고 있는데 아직도 미혼이다. 이렇게 된 것은 동생이 호주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두 아들이 호주로 유학 와서 공부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돈도 없던 나에게 이렇게 나의 자녀들에게 길을 열어 주었던 동생이 하루아침에 택시 7대와 집을 날리는 큰 실패를 보게 되었다. 내가 동생 사업에 거액을 투자를 했는데 미안했는지 동생은 그만 잠수를 타 버리고 홈리스가 되었다고 한다.
    

골드코스트 공항에서 만난 인도인 기사 동생의 소재를 알려 준 고마운 분 ⓒ 이재언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동생이 강원도 엘리야제단 교주 박00 라는 이단에 빠진 결과이다. 첫날 만났는데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2살 아래인 제 동생은 형인 나 보다 훨씬 더 늙어 보였다. 동생은 이단에 빠진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동생 딸 하나는 시드니 아마존에 다니면서 그것 하나로 위로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만나자 마자 동생 핸드폰을 달라고 해서 아직도 이단에 빠져 있는가 하고 검사를 하였다. 다행히도 진작 거기서 빠져 나와 정상적으로 살고 있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는 동생이 하는 청소 일을 도와주면서 일찍 일을 끝내고 4박5일 동안 여기저기 여행 다니면서 오랜만에 진한 형제애를 나누었다.


 

20년 만에 만난 바로 밑에 동생 이후인 동생 ⓒ 이재언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면서 동생과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동생과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골드코스트 공항으로 왔다. 그런데 아침 비행기가 계속 연착하더니 오후 3시에야 시드니로 출발을 하였다. 연착된 시간에 게이트가 여기저기로 변경되어 옮겨 다니면서 당황한 나는 중국인처럼 생긴 분에게 말을 걸었는데 마침 이분이 브레스베인에 살고 있는 선교사였다. 잠간 동안 말을 걸었다. 혹시 '혹시 호주 그리스찬 리뷰를 아는가' 하고 물었는데 그 분이 하는 말이 '내가 호주 크리스찬 리뷰 브리스베인 지사장이요' 하였다. 나는 오늘 점심시간에 시드니에서 호주 크리스찬 리뷰 발행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피해서 다른 곳에서 앉아 있었다.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에 권순형 발행인 연락이 왔는데 브리스베인 지사장의 차를 타고 와서 인터뷰를 하자고 하였다. 약속 장소에 가니 호주 크리스찬 리뷰 발행인과 편집장이 나와 있었다. 나를 만난 이유는 내가 '한국의 섬' 시리즈 작가라고 한국의 친구가 호주 허00 선교사에게 소개 해 주었고 허 선교사는 크리스찬 리뷰에 나를 소개하였다. 호주 크리스찬 리뷰 관계자들과 만나 장시간 인터뷰를 하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교제를 나누었다. 이 잡지에 나온 글의 제목은 "육지에는 김정호, 섬에는 이재언" 인데 이를 계기로 호주 사회에서 여러분의 교민들을 알게 되었고, '한국의 섬' 시리즈 13권 책이 호주에 소개되어 기쁘다. 2 주간의 호주 여행을 노년을 풍요롭게 하는 아주 뜻 깊은 기간이었다.
 

칠순 기념 사진 아내와 함께 ⓒ 이재언

   

가족과 함께 칠순 기념 사진 손녀와 둘째 아들 이한길, ⓒ 이재언

 
 
덧붙이는 글 이 기사가 나간 다음 여수넷통, 호주 크리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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