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리 포구에서 대명포구까지 이어지는 평화누리 자전거길 1코스. 전류리 포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이런 길이 나온다.
성낙선
평화누리 자전거길 1코스가 앞서 다녀온 2코스와는 다를 거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2코스가 철책선에 바투 붙어 지나가는 길이었다면, 1코스는 철책선과 조금 멀리 떨어져 지나가기도 하고, 아예 철책선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기도 한다. 2코스가 철책선과 자동차도로 사이를 지나가는 소란스러우면서도 다소 단조로운 길이었다면, 1코스는 민가와 농로 사이를 가로지르기도 하는, 조용하면서도 좀 더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전체를 놓고 보면, 2코스와 1코스를 그냥 같은 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길 어디에서나 철책선과 그 너머 북쪽을 감시하는 초소를 볼 수 있다는 데서 그렇다. 하지만 코스를 나눈 데는 분명 이유가 있는 법. 2코스와 1코스 사이에는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먼저 자동차도로와 멀어지면서 소음이 줄어들고 높은 건물들이 사라지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1코스를 달리다 보면, 내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것이 어느 순간 바람에 씻겨 날아가는 듯한 상쾌한 느낌을 받는다. 몸은 가벼워지고 정신은 맑아진다. 번잡함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1코스에서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도 다른 걸 보게 된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에서는 철새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2코스만 돌아보고 평화누리 자전거길 여행을 마쳤다면, 끝내 이 자전거길의 진가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