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리포구 가는 길 표지판. 경인항 부근.
성낙선
전체 길이 무려 218km ... 평화누리 자전거길
여행은 방화대교 남단에서 시작한다. 가는 길에 판개목쉼터를 지나간다. 판개목쉼터는 지난 가을 아라뱃길 자전거도로를 따라 인천 경인항까지 여행할 때 들렀던 곳이다. 그때 판개목쉼터를 떠나 얼마 안 되는 거리에서, 자전거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걸 유심히 봐 두었다. 하나는 인천서해갑문을 향해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평화누리 자전거길'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자전거길이 둘레길만큼이나 많은 세상이다. 둘레길이 유행을 타면서 전국 방방곡곡에 둘레길이 생겨났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전거길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어떤 둘레길은 이름만 둘레길이고, 실제 가 보면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자전거길도 그와 유사한 경우가 있다. 평화누리 자전거길도 미심쩍은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앞서 그 길을 달려본 사람들이 꽤 있다.
그래도 직접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고, 사람들의 왕래가 적지 않다고 해서 꼭 좋은 자전거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일단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뜻밖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기대마저 접지는 않는다. 어차피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즐거움 중에 하나가 낯선 곳에서 남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을 눈여겨보는 것 아닌가?
평화누리 자전거길은 코스가 여러 갈래다. 전체 7코스로, 크게는 한강 북쪽을 달리는 길과 한강 남쪽을 달리는 길로 나눌 수 있다. 전체 거리는 218.7km다.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절반에 해당하는 상당히 긴 거리다. 어떻게 이런 자전거길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그 의지가 대단하다. 이런 경우, 단기간에 여행을 끝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코스별로 나눠서 여행을 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은 코스별로, 1코스 대명항~전류리포구(47.9km), 2코스 전류리포구~행주대교 남단(21.4km), 3코스 방화대교 북단~출판도시휴게소(21.0km), 4코스 출판도시휴게소~반구정(28.0km), 5코스 반구정~연천 장남교(29.4km), 6코스 연천 장남교~군남홍수조절리(39km), 7코스 군남홍수조절지~역고두름(32km)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내가 여행한 자전거길은 2코스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서 여행을 시작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순서를 뒤바꿔 '역주행'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