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한동훈 법무장관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청담동 게이트'가 점차 사실무근으로 정리되어가는 와중에 엉뚱한 뉴스가 등장했다. 지난 28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한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한남동 관저 만찬을 전하며 대통령이 '동백아가씨'라는 노래를 전혀 모른다고 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이 노래는 의혹으로 제기된 청담동 술자리에서 대통령이 불렀다고 한 곡이다.
만찬에서 오고 간 이야기는 누군가 공개하지 않는다면 어차피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대화 내용을 언급한다면 이게 공개하기에 적절한지 아닌지 판단하고 조율해야 한다. 만일 대통령실에서 그래도 괜찮다고 판단했다면 정말 안일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불이 다 꺼져가는 소모적인 스캔들에 기름을 부은 꼴이 아닌가. 조율 과정 없이 김 비대위원 개인 판단으로 공개했다고 해도 문제다. 대통령실의 메시지 관리 절차가 매우 부실하거나 아예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정말로 동백아가씨를 몰랐느냐'를 둘러싼 영양가 없는 의혹과 공방이 추가로 이어졌고 이 이슈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피로감만 누적되었다.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나는 '혹시 대통령이 야당이 소모적인 이슈에 골몰해 중요한 이슈를 놓치게 하려고 그런 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 알지 않는가. 지금의 대통령에게 그 정도의 정치 감각이 없다는 것을.
불신이 키운 의혹, 대통령을 믿지 못하는 이유
지금의 상황을 뒤집을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면 아마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의 선에서 마침표를 찍을 것 같다. 어쩌면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상황에서 대통령이 뼈아프게 받아들여할 부분이 있다.
사실 해당 의혹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내용이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어 사실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하고 판단을 그렇게 내리는 것과 별개로 한편으로는 찜찜한 마음이 계속 가시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아닐까?'라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불쑥 고개를 들었다.
이유야 많다. 우선 대통령의 술 문제는 당선 전부터 암암리에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오죽하면 지난 대선 당시 지역 유세를 떠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숙소에서 와인병을 발견한 선대위 관계자가 이를 압수했다는 이야기가 뉴스 프로그램에까지 나왔겠는가. 이후에도 대통령의 음주와 관련한 잡음과 우려는 잊을 만하면 종종 이어져 왔다(관련기사:
끊이질 않는 윤석열의 폭탄주·방역수칙 위반 논란 http://omn.kr/1x94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