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에 자리를 잡은 장욱진 미술관. 2014년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성낙선
자전거를 타는 묘미 중 하나가 낯선 곳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색다른 풍경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풍경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본능적으로 그 자리에 멈춰 서게 된다. 그때마다 자전거 안장에서 내려서서는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여기는 어디지', '저건 뭐지' 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처음 가보는 길일수록 그런 일이 더 자주 일어난다.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풍경이냐고 물으면 별로 할 말이 없다. 사실 풍경이라는 게 보는 사람에 따라, 또는 그날의 감성에 따라, 느낌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색다른 풍경이라는 것도 누군가의 눈에는 전혀 색다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낯선 곳을 여행하다 보면, 소소한 풍경 하나도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창릉천은 한강 지류 중에 하나다. 고양시를 지나 방화대교 부근에서 한강으로 합류한다. 10여 년 전에 내가 알던 창릉천은 개발이 덜 된 까닭에 잡풀이 무성한, 그래서 다른 하천에 비해 원시 상태에 좀 더 가까운 곳이었다. 서울에서 말끔하게 손질이 되어 있는 하천들만 보아온 터에 그때 내가 본 창릉천은 조금 의외였다. 풍경도 어수선하고 흐르는 물도 탁했지만, 그래도 한강 지류 중에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싶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