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키즈라라의 지분을 뺀다고?

화순군 "금시초문" 일축...키즈라라 "상생협력 모색중인데"

검토 완료

박미경(mkp0310)등록 2022.11.16 09:40

전남 화순군 도곡온천관광단지에 문을 연 어린이직업체험테마파크 키즈라라 ⓒ 박미경

 
구복규 화순군수의 주변 인사들을 중심으로 "군수가 키즈라라의 화순군 지분을 빼려한다"는 말이 확산되며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화순군과 키즈라라가 키즈라라의 성공을 위해 2차 투자 등을 통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전해지는 상황에서 군수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부정적 기류에 진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어린이직업체험테마파크 키즈라라가 지난 11일 개장했다. 화순지역폐광대체산업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된 후 11년 만의 개장이지만 신정훈 국회의원이나 구복규 화순군수, 지역 도·군의원 등 소위 높으신 분(?)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키즈라라의 개장을 즈음해 퍼지고 있는 '화순군의 키즈라라 지분빼기'에 무게를 실으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키즈라라 어린이직업체험관 입구 ⓒ 박미경

 
화순군이 205억원 현물투자 등 총 655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키즈라라는 화순군의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등을 위해 광해관리공단과 강원랜드, 화순군의 출자로 지난 2011년 12월 설립됐다.
 
키즈라라는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휴양형연수원에서 발효목적형테마파크, 버섯재배사운영 등으로 사업아이템이 바뀌었다.
 
어린이직업체험테마파크는 지난 2019년 12월 첫 삽을 뜬 후 2년만인 2021년 12월 건축물 공사를 완공하고 내부체험관 조성에 들어갔다.
 
당초 키즈라라는 2020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으면서 개장시기를 늦춰왔다.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테마파크와 공공기관 성격을 띠는 키즈라라 특성상 불가피하게 시설이 문을 닫더라도 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키즈라라 어린이직업체험관 내부 ⓒ 박미경

 
키즈라라는 핵심시설인 어린이직업체험관과 키즈카페 형식의 영유아체험관, 식음료코너 등으로 구성됐다. 시설운영을 위해 'wiki'라고 부르는 100여명의 현장직원도 채용했다.
 
하지만 시설 전체에 대한 준공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현재 영유아체험관과 식음료코너만 운영하고 있다. 직업체험관 개장이 미뤄지면서 현장직원 대부분도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반쪽개장과 관련 키즈라라 측은 '지붕누수로 인한 하자보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했고, 시공사로부터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시설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서류미비로 인한 준공지연이라는 설명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물의를 빚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화순군은 내년말 폐광예정인 화순광업소 부지에 총 7500억원을 투입해 석탄역사관과 골프장, 카지노, 리조트 등을 갖춘 체험형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며 중앙정부에 국비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해 655억원의 나랏돈이 투입된 시설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분까지 빼겠다는 화순에 중앙정부가 선뜻 수천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수 있을까?
 
키즈라라의 반쪽개장을 키즈라라 만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난 11일 키즈라라 개장식을 찾은 트롯신동 김다현양 ⓒ 박미경

 
키즈라라의 반쪽개장은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전해진다. 또다른 폐광대체산업개발을 준비하는 화순군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중도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시공의 책임소재 규명을 비롯한 각종 의혹 등 내부잡음은 현재 진행 중인 사법기관의 수사결과에 따라 시시비비를 가리고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취하면 될 것이다.
 
반쪽개장한 키즈라라를 향한 지역사회의 시선은 따갑다. 하지만 대다수는 침묵하며 지켜보기를 택한 모양새다.
 
이들의 침묵은 키즈라라가 잘했다고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키즈라라가 폐광지역인 화순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기여해 줄 것을 기대하는데 따른 불가피한 침묵이다.
 
'키즈라라 지분빼기' 설과 관련 대다수 화순군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다"며 황당해 했다. 화순군의회도 "구복규 군수가 최근 '키즈라라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들의 말이 맞다면 군수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대해 화순군이 나서서 해명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군수의 의중인 듯 전해지는 말들에 대한 입단속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키즈라라의 성공을 바란다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순우리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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