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삼천 원 꺼내려다가도 '멈칫', 내 월급 빼고 다 올라... '맴찢'

검토 완료

한채림(charim01)등록 2022.11.10 17:00

붕어빵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 붕어빵 ⓒ 어도비 스톡 무료이미지

 
하얀 입김이 나올 때면 모락모락 떠오르는 겨울철 필수 먹거리 간식이 있다. 계란빵, 타코야끼, 호빵, 호떡. 그중에 최강자를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 붕어빵이 아닐까. 천 원이면 배 속을 든든히 채우고, 이천 원이면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따뜻한 온기를 쥐여 줄 수 있었던 붕어빵이 이제는 이천 원어치를 혼자 먹어도 배부르지 않게 됐다. 

 지난 6일 붕어빵을 사기 위해 방문한 노점에서 두 마리에 천 원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오직 붕어빵을 사기 위해 넣어둔 주머니 속 삼천 원이었지만 막상 두 마리에 천 원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지폐를 꺼내다가도 멈칫하게 됐다. 노점 앞에서 붕어빵을 사려다 걸음을 돌린 이 모 씨는 "겨울철 서민의 필수 간식이었던 붕어빵마저 가격이 올라버리니 이제는 정말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개에 천 원인 붕어빵도 있다'며 "한 개에 천 원인 붕어빵을 살 바에야 차라리 그 돈으로 빵집을가서 빵을 하나 사 먹겠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의 마음이 버석해지는 한편, 붕어빵 사장님들의 속은 팥처럼 까맣게 타들어간다. 가격을 올린 게 더 많은 이득을 얻으려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원자재 수급 값이 오르고 있다. 붕어빵의 주가 되는 밀가루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8% 올랐으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입산 붉은팥(40kg)의 가격은 10월 기준 27만 379원으로 올랐다. 이외에도 식용유와 취사용 LPG 가격은 각각 42.7%, 14% 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가격으로 장사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가격을 유지하자니 팔아도 적자고, 가격을 올리자니 오가는 손님이 줄어들어 고물가 속에서 붕어빵 노점이 미끄럼틀 위에 놓인 상황이다.
 
 결국 붕어빵 노점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줄어들자 붕어빵 역세권이라는 뜻인 '붕세권'이라는 말도 등장하게 됐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붕어빵의 노점도 적고 양도 적다.', '이럴 거면 만들어먹고 말지.'라는 말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작년 11월 위메프는 한 달간 홈메이드 간식 관련 매출을 분석한 결과 '붕어빵 팬'의 매출은 105%, 반죽용 '붕어빵 믹스'는 88%, 붕어빵 속 재료가 되는 '팥 앙금'은 820%까지 판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보다 더 금붕어 만한 크기의, 금 값 붕어빵이 된 올해. 어쩌면 '홈붕'(홈베이킹+붕어빵)이 유행할지도 모르겠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