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상하이 쉬후이구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온라인 주문 음료를 배달기사가 가져갈 수 있게 문 밖에 내놓고 있다. 2022.5.21
연합뉴스
서서히 나타나는 소형 카페
2017년 10월에 새롭게 등장한 중국 토종 커피 체인점 루이싱 커피(Luckin Coffee)는 짧은 시간 동안 부침을 거듭하였다. 키오스크와 앱 중심의 첨단 주문시스템으로 중국식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를 만들었다. 고속 성장을 거듭하여 2년 만에 4500개의 매장을 거느렸던 루이싱은 2020년 4월 최고경영자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붕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같은 해 6월 나스닥에서 퇴출되었다. 이후 회생 노력을 거듭한 끝에 2022년 4월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대형 브랜드 중심의 이런 흐름 속에서 제3의 물결을 상징하는 '독특한 향미로 무장한' 소형 카페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상하이에서 2012년에 문을 열고 중국 스페셜티 커피의 리더로 등장한 시소 커피(Seesaw coffee)가 대표적이다.
이후 규모보다는 맛을 중시하는 에스오이(SOE), 메탈 핸즈(Metal Hands), 보이지 커피(Voyage Coffee), 쿠이쿠 커피(Cuiqu Coffee), 알파 커피(Alpha Coffee), 카페 핀카(Café Finca), 비:브리지(Be:Bridge) 등이 등장하였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의 성공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외국 유학을 다녀온 젊은층의 커피 맛 선호 경향도 이런 흐름을 돕고 있다.
이들 중 상하이 민항구에 있는 알파 커피는 한국인 박성주씨 등이 주변 한국인 거주자들을 배경으로 세운 카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로운 산업도시 쑤저우의 35th 스토리(35th Story)도 주목할 만하다. 상하이나 쑤저우 지역 카페들이 지닌 혁신적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베이징이나 청두 등은 커피 소비에서도 전통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무섭게 성장하는 커피 생산
중국의 커피콩 생산은 19세기 후반에 윈난성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중급 정도의 아라비카종 커피가 주로 생산되며, 대부분 독일 등 유럽으로 수출된다. 세계 커피 생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 커피의 비중은 아직은 미미한 상태지만 성장 속도는 무섭다.
중국의 커피 문화에는 지역별 특징이 크지만 몇 가지 공통점도 보인다. 여전히 가정에서 마시는 인스턴트커피 비중이 높다. 커피 소비 시장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 커피 브랜드의 메뉴에는 우유와 설탕 혹은 시럽이 가미된 제품의 비중이 높다. 이른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매우 적다.
커피의 고유한 맛보다는 중국 식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디저트나 음식 비중이 높은 것도 중국 카페 문화의 한 측면이다. 상하이의 멜로우어(Mellower) 카페에서 판매하는 솜사탕이 덮인 커피의 인기가 이런 특징을 잘 보여준다.
중국 커피 문화에서 지역별 차이보다 큰 차이는 시기별 차이일 것이다. 오늘 중국의 커피 문화가 내일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변화의 속도, 성장의 속도가 우리의 짐작 능력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 중국 커피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 유튜브 채널 <커피히스토리> 운영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