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병주,김영배,송옥주 의원이 12일 오후 지난 4일 밤 현무미사일 낙탄사고가 발생한 강릉 공군 제18전투비행장을 찾아 당시 현무-2C 탄도미사일의 탄두가 추락해 구덩이가 만들어진 골프장 앞에서 군 관계들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군에서 최초 발표했던 낙탄지점이 공군 골프장 만이 아니라 400m떨어진 유류저장고(POL)에도 추진체가 떨어져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사진취재단
유감스럽다는 국방부
그러자 국방부는 근거 없는 부적절한 주장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유류고는 적의 포격이나 폭탄 투하에도 견딜 수 있게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어 낙탄으로 폭발할 위험성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피해가 발생했다면 은폐할 이유도 없고, 은폐할 수도 없다며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국방부의 주장처럼 유류고를 견고하게 구축해 대형 화재의 가능성이 없었다는 점, 현무 미사일의 특성상 탄두가 불발탄이 되면 추진체로부터 분리되어 터지지 않는다는 점, 그러므로 불발탄이 터져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 모두 사실일 수 있다.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사고 발생 이후의 대처는 국방부가 열거한 사실관계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두고 사건 발생 직후 불발탄 해체 이전까지 부대 내 생활관의 장병들은 대피시켰는지,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는 하였는지, 화재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유류고의 안전 확보를 위한 추가 조치는 하였는지 등은 '사고 발생 가능성'과는 결이 다르다. 그리고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대처가 잘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것이다. 유도탄이 불발탄이 되었을 때 폭발 할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아니란 것이다.
국민과 언론이 지적하는 문제는 대처에 관한 것인데, 군만 '떨어진 미사일은 터지지 않고, 유류고엔 불이 붙을 수가 없다'는 말을 반복한다. 당일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조치가 없었다면 무엇이 문제였고 앞으로 어떻게 고쳐나갈지 이야기해보자는데 군은 동문서답을 한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는데 왜 군을 흠집 내고 생트집을 잡냐는 식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말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대비는 독일처럼
2017년 7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건설공사를 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에 의해 투하된 불발탄이 발견된 일이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시는 불발탄을 해체하던 날, 7만 명의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만에 하나는 이렇게 대비하는 것이다. 수십 년 땅에 묻혀있다 나온 불발탄을 처리할 때도 이러한데, 방금 떨어진 불발탄을 두고 1시간을 지켜본 뒤 사고 위험성이 없어 보여 미사일 발사 훈련을 이어갔다는 군 지휘부의 해명을 보며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가?
그래선 안 되겠지만 군사 훈련을 하면서 불발탄이 생기고, 미사일이 목적하지 않은 곳에 떨어지는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불발탄이 터지지 않고, 떨어진 곳이 무사태평하리란 확신은 아무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확신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지금의 사고 대응 체계대로라면 국민들은 늘 요행과 다행의 틈바구니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