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자전거도로 위로 스치듯 지나가는 비행기.
성낙선
이명박 정부가 남긴 '새빨간 거짓말'들
아라뱃길을 만들기로 작정한 사람들은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래서 아라뱃길을 만드는 명분을 강화하고,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아라뱃길이 아닌 다른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더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럴 듯한 포장이 필요했다. 인공 구조물들만 그런 게 아니다. 정부는 아라뱃길 건설 사업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수없이 많은 수식어를 남발했다. 지금에 와서 그 화려한 구조물들과 수식어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니 그것들이 사실은 거의 다 '보기 좋은 겉치레'이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아라뱃길을 만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 길이 '수도권 육상운송 수단을 보완'하고 '관광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떠들었다. 각종 매체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또 그에 어울릴만한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다. 2012년 5월 25일, 아라뱃길 정식 개통식 현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는 자동차나 기계류를 실은 배가 중국·일본은 물론 러시아, 동남아까지 운항하기 때문에 관광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기대가 아주 크다"라고 허풍을 떨었다.
거기에다가 아라뱃길을 건설하고 나면, '3조원 생산 유발 효과'를 거두고, '3만 명 고용 창출'이 일어날 거라는 터무니없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그런 일들은 그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다. 타당성도 희박하고 근거마저 불분명한 일을 밀어붙이는 데 무리수를 두다 보니, 그저 듣기 좋은 온갖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려고 한 느낌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