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평가 첫 날 대혼란. 결국 2시간만에 전면 취소

와이파이 1대에 33대 노트북 연결? 먹통에 먹통. 교사, 학생들만 피해

검토 완료

김형배(hyoungbae)등록 2022.09.07 14:24
교육부는 9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와 별도로 중3·고2 전체 학생의 3%를 표집하여 지정일에 실시하는 기존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기존대로 실시한다고도 밝혔다. 그에 따라 고등학교는 9월 7일 오늘 시행하고 중학교는 당초 예정된 6일에서 태풍으로 인해 한 주 연기해 13일에 실시한다.
  

학업성취도평가 사이트 화면 갈무리 학업성취도평가 사이트 화면 갈무리(한국교육과정평가원) ⓒ 김형배

 
오늘 전체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약 40만명의 3%인 12,000명이 컴퓨터를 기반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임했다. 응시학생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컴퓨터 기반 평가를 시행하다 보니 학교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준비하기 위한 각종 행정업무는 우선 차치하고서라도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동시에 수십명의 학생이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시험을 치를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주관하는 교육과정 평가원은 준비과정에서 표집학급에 컴퓨터 등의 장비 지원 및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하였다. 하지만 교실 와이파이 1대에 30대 이상의 노트북을 연결시켜 인터넷 속도가 매우 느리거나 멀티탭을 통해 다수의 노트북 전원을 연결하여 화재의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문어발식 전원 연결. 화재 우려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진행하는 한 고등학교 교실. 멀티탭을 이용해 다수의 노트북을 문어발 처럼 연결해 화재의 우려가 있음. ⓒ 김형배

 
더 큰 문제는 시험 실시 당일인 오늘 오전에 발생했다. 학업성취도평가 사이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동시에 다수의 학생이 접속함으로 인해 사이트 접속이 지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평가 자체가 동시에 접속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연이 예상되는 상황에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평가원은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국의 중등 연구부장 교사들이 소통하는 SNS 채팅방에는 오늘 9시부터 사이트가 먹통이 되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의 한 담당 교사는 '1교시가 10분 남은 상황에서 아무것도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였으며 대구의 또 다른 담당교사는 ' 문의전화 하였으나 10시까지는 그냥 기다리라고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또 다른 고등학교 담당 교사는 '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도대체 왜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접속 지연 문제가 지속되자 결국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늘 2교시 종료시점인 11시경 학교 관리자 연락체계를 통해 오늘 시험은 전면 취소되었음을 안내하였다. 평가원 관계자는 추후 계획은 별도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장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 한 교사는 "오늘 시험을 위해 지금까지 들인 수고를 생각하니 어의가 없다. 이 노력을 다시 해야 한다니 기가찰 노릇이다. 제대로 준비된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치르다 보니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학생들은 오전 수업을 날리게 되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연구부장 담당교사 채팅방 관련 내용]
· 업체랑 소통이 어려움. 이어폰을 계속 안 갖다줘서 수차례 다시 얘기 함.
· 노트북 크롬 버전도 확인해야 함.
· 33명있는 학급을 표집학급으로 해서 진행에 어려움. 특별실 와이파이 하나에 의존하고 있음.
· 와이파이 한 대에 의존하고 있어 컴퓨터 속도가 너무 느림.
· 업체 담당자 한명이 와서 진행하고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림.
· 교실에 문어발 식으로 전기를 연결해 놓고 감. 안전이 걱정 됨.
· 비표집학교는 자체적으로 등사를 해야 하는데 그 양이 감당이 안됨.
· 업체가 노트북을 교실에 설치하지 않고 중앙현과에 그냥 놓고 감
·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서 연결이 되지 않음.
· 노트북만 오고 설치는 감감무소식. 설치 업체로 전화해보니 전국을 다 담당하고 있다고 함.
· 설치하러 온 엔지니어는 전공자도 아니고 알바 모집해서 온 대학생이라고 함.
· 안되는 컴퓨터 6대나 있음. 수식입력기가 안되는 컴도 있음
· 사이트 먹통이라 애들이며 선생님들이며 우왕좌왕하고 있음.
· 랜선으로 하는 반도 안되고 와이파이로 하는 반은 감독사이트부터 완전 먹통임. 교육과정평가원은 전화 먹통상태임.
· 1교시 10분 남았는데 아무것도 되지 않음.
· 대구에서는 그냥 10시까지 기다리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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