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타벅스 지점
연합뉴스
커피 세계에서 자주 듣는 표현이 있다. 하나는 "커피 다 똑같지 뭐 특별한 거 있어?"라는 냉소적 표현이고, 다른 하나는 "커피 맛은 이래야지?"라는 독선적 표현이다.
첫 번째 표현을 즐겨 쓰는 사람은 다양한 커피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그런 얘기를 들었지만 게을러서 시도해볼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기 십중 팔구고, 두 번째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은 커피 맛에도 뭔가 표준적인 것이 있다고 믿고, 자신이 생각하는 표준적인 맛을 세상에 강요하려는 사람이다.
첫 번째 류의 사람들이 많던 시대가 제1의 물결 시대였다. 대형 로스팅 업체에서 공급하는 표준화된 인스턴트커피가 지배하던 시대다. 네덜란드 출신 이민자 알프레드 피츠가 1960년대 초 미국에 정착하여 목격한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나라 사람들"이 마시는 "세계에서 가장 형편없는 커피"였다.
두 번째 류의 사람들이 많던 시대가 제2의 물결 시대였다. 스타벅스에 의한 커피의 표준화가 몰고 온 시대다. 스타벅스 커피가 모든 커피 맛의 비교 대상이고, 모든 커피 매장은 스타벅스 매장과 비교되는 그런 시대였다. 스타벅스가 등장한 지 한 세대 이상이 지난 지금도 그 시대가 저물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제2의 물결 중간 어느 지점에 수 많은 도전자들이 등장하였다. 제3의 물결이다. 스타벅스 주도의 표준화된 커피 문화를 넘어서겠다는 새로운 도전으로 시작된 제3의 물결을 상징하는 첫 번째 특징이자 유일한 특징은 커피에는 "표준화된 규칙이 없다"는 정신이다.
규칙이 없다는 것은 다양성이 인정된다는 의미이며, 다양성이 인정된다는 것은 지배자가 없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커피 생산자의 다양성, 커피 소비자의 다양성,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다양성, 커피 만드는 방식의 다양성, 커피를 즐기는 장소의 다양성 등이 인정되는 문화 속에서 만들어지는 최고급 수준의 커피가 바로 제3의 물결 커피인 것이다.
커피에서 제3의 물결은 표준화나 규칙을 거부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흐름이지만, 다양성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 그것은 최고급 커피를 제대로 만들고, 소비하고, 즐기고, 감상하고자 하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이끄는 새로운 커피 문화라는 점이다.
생산지와 생산 농장에 따라 다른 커피 고유의 맛을 얻기 위해 로스팅 강도를 다르게 설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드립 도구들을 이용하여 여유롭고 정교하게 드립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더라도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맛을 창조하기 위해 제3의 물결 바리스타들은 고민을 하고, 고민의 결과를 세계 각지에 있는 바리스타들과 나누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런던 커피페스티벌, 월드바리스타 챔피온십과 같은 국제적 행사는 이들의 고민이 접속해 새로운 문화를 씩 틔우는 장이다. 이들은 표준의 가치를 믿지 않고, 표준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커피의 세계에 나타난 스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