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중앙에 웬 전봇대!

이대로 방치? 괜찮은가!

검토 완료

김재경(kjk4131)등록 2022.06.29 09:14

 "나의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주름살이고 지고 찾아가는 고향은 싱그럽고 가슴부터 설렌다.
 
그때,
끼익~ 소리와 함께 우리 3자매가 탄 승용차는 급정거했다.
"이게 뭐지"
도로 중앙에 웬 전봇대가?
저녁이었기에 다행이다.
캄캄한 밤이었으면. 자칫 방심이라도 했더라면
우뚝 선 전봇대 앞에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향을 다녀온 지 며칠이 지났지만
'도대체 전봇대가 도로 중앙에 선 이유가 뭘까?
도로를 확장하며 기존의 것을 옮기지 않았을까?
아무리 노인들이 사는 시골이라지만 동네 이장은 뭐하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동생하고 통화를 했다.
 
동생은 이장이 친구라고 했다. 민원을 넣었지만 소용없다고.
부여군청 홈피에 민원을 넣으려니 예전 방식과 사뭇 달랐다.
민원 접수가 신문고로 넘어가서 신문고에서 다시 군청으로 되돌아오는
시스템으로 나이 든 사람이 하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군청에 은산면 금공리 전봇대 사진을 보내며 구두로 민원을 넣었다.
그 결과는 더욱 황당했다.
한국전력이면 민원 보낼 수 있는데 KT는 사기업이라서 민원을 낼 수 없다고.
 
KT와 소통 전화는 대표 전화뿐이다.
부여 전신주 담당자 전화를 묻자
"상담원은 최대한 빨리 전달하겠다. 일반 전화는 외부에 알려 줄 수 없다"
전화 때마다 판에 박은 말만 되돌아올 뿐이다.
 
수차 독촉 끝에 어렵게 KT 김모 팀장과 통화가 되었다.
"전신주를 이전하려고 이장님께 협조를 요청했지만,
전주를 건들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전주를 심을 상태만 협의가 이루어지면 금방이라도 옮길 수 있다."고 한다.
 
'도로를 낼 때는 어디로 전신주를 옮길 곳도 준비 안 했나?' 묻자
"옹벽을 쌓아 둔 상태에서 5월 18일, 은산면사무소에서 통보가 왔다고."
면사무소 문제로 돌린다.
 
차라리 길이 좁은 상태라면 조심해서 가지만 횅하게 넓어진 길 맘 편히 달리다가
사고 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팀장은
야간에 불빛이라도 반사되게 펜스을 치겠다고?
 
 
전주 없애고 전화선 걷어내면 당장 마을 주민이 불편하다.
옮기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면에서도 미리 옹벽 쌓기 전에 연락해야 했다. 이장은 동네 사는 사람이지 않은가! 하며 이장의 협조를 아쉬워한다.
 
서 모 이장은
"전신주는 kt 꺼니까 면사무소나 군에서는 옮길 수 없슈. 공사하기 전부터 면사무소 토목기사가 옮겨달라고 공문 보냈다는데 못 봤다는 거요. 선로를 돌려서 내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에 핑계만 대고 미루는 것 같아요. 전봇대 옮길 데를 나한테 알려 달라는데. 내가 어떻게 사유지 장소를 알려주나요."한다.
 
21세기에 kt와 관의 방치 아래 예견된 사고를 관망해야 하는 답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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