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버섯을 위해 소나무 외에 모든 나무들을 베어버려 수관화로 불타 죽은 송이숲(사진 위)과 숲가꾸기를 하지 않아 키작은 하층 식생들로 인해 산불이 지표화로 스쳐 지나간 소나무 숲. 탈게 많으나 바람이 없으니 산불이 지표화로 잠잠해져 소나무들이 살아남았다.
최병성
그동안 산림청은 하층의 키 작은 나무들이 산불의 이동을 가능케 하는 사다리 연료(ladder fuels)라며 숲 가꾸기의 명분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밀양 산불 현장은 숲 가꾸기가 산불을 예방한다는 산림청의 주장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숲 가꾸기를 하지 않아 키 작은 나무들이 가득한 곳은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탈 것은 많으나 바람이 움직이지 않으니 산불이 지나가다 멈춘다. 그런데 산불을 예방한다며 키 작은 나무들을 깨끗하게 정리한 숲 가꾸기 숲은 바람이 잘 통하니 나무 가지 끝까지 타죽는 대형 산불로 확대된다.
키 작은 나무 잎사귀들이 열화현상으로 누렇게 말라버린 숲속에 들어섰다. 바람이 전혀 없었다. 조사하는 내내 온몸에 끈적끈적한 땀이 흘렀다. 지표화 현장조사를 마치고 임도에 올라서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었다.
임도와 키 작은 나무들이 우거진 곳과의 거리가 몇 m에 불과했지만 바람의 차이가 컸다. 나무가 없는 임도를 따라 바람이 이동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도 산림청은 산불을 예방하고 경제림으로 가꾼다며 전국의 산림에서 숲 가꾸기를 진행 중이다. 산불의 대형화를 전국 산림으로 확대하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