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전된 습지이지만, 중간을 가로지르는 데크가 건설되었고, 양변에 39층 고층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다.
최병성
실제 그 많던 원앙의 수가 급감했다. 습지의 갈대 속에 조잘거리던 개개비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도 생태공원 조성 사업 이후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흰목물떼새는 물가의 낮은 모래자갈밭에 산란하는데, 수변을 따라 건설된 데크 탓에 살아갈 공간이 없어진 것이다.
환경부는 호수를 보전하라고 했건만
업성저수지 생태공원 조성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천안시가 함께 하는 사업이다. 농어촌공사가 업성저수지 관리 주체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업성저수지 개발을 위한 전략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의견을 살펴보았다.
환경부는 '항목별 검토의견' 중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해 "호소 가장자리(특히 하천수가 유입되는 지역)의 수생식물군락은 어류의 산란장, 치어 생육장소 등의 역할이 있는바, 공사 시 훼손이 최소화되도록 사업계획을 수립하여야 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농림부는 '호수 가장자리 훼손을 최소화하여 산란장, 치어 생육 장소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였다'며 환경부의 지시 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달랐다. 물 위에 데크를 건설하면서 수변이 초토화된 것이다.